증권
농협, 농업인 1%대 대출…하나, 다자녀 우대
입력 2020-07-16 17:40  | 수정 2020-07-17 10:12
NH농협은행이 16일부터 연 최저 1.96%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다. 이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1억원을 대출했을 때 앞으로 매달 16만3000원의 이자를 내게 된다. 불과 1년 전 연 3%대의 금리 상품을 통해 매달 25만원의 이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월 이자 부담이 9만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 같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최근 급격하게 떨어지며 지난 15일 0.89%까지 하락했다.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감안해 주담대에 대한 가산금리(1~2%)를 붙여서 최종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는데 최근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예금금리를 높게 줄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까지 낮아지면서 급기야 1%대 주담대 상품까지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선 1%대 주담대는 이론상 수치이며 아직은 2%대 초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농협이 내놓은 1%대 주담대는 농업인, 공무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한 수치다. 이에 따라 신규 주담대 고객들은 은행들이 내놓은 금리 우대 조건을 따져 자신에게 유리한 주담대를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농협은행은 1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기존보다 최대 0.17%포인트 내린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농협은행 1.96~3.57% △국민은행 2.21~3.71% △우리은행 2.36~3.96%로 이날보다 0.17%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최저 금리를 보장받으려면 은행 측이 제시한 10개가 넘는 금리 우대 조건을 모두 따라야 한다.
농협은행이 제공하는 우대금리는 최고 1.6%포인트다. 이 중 거래실적우대가 최대 0.7%포인트다. 농협은행 신용카드를 3개월간 200만원 이상 이용할 경우 우대금리가 0.25%포인트다. 급여이체(매월 150만원 이상)로 0.25%포인트, 자동이체(매월 8건 이상)로 0.2%포인트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책우대 항목으로도 최대 0.7%포인트 금리 인하 조건이 있는데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 이하 △1년 이하 단기변동금리 선택 △농협은행 최초 신규고객 △농업인 등의 조건이다. 여기서 농업인은 농업인확인서 등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공직자만 가입할 수 있는 채움공직자우대통장 소지자, 부동산 전자계약, 오픈뱅킹 타행계좌 등록 등 조건을 채우면 각각 0.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연 1.96%의 주담대를 받으려면 농업인을 증명하는 서류와 함께 공직자여야 하기 때문에 해당 고객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일반 고객들에게는 2%대 초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농협을 이용해도 2%대 초반이 된다. 시중은행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국민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2.21~3.71%인데 은행이 요구하는 금리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2.21%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급여이체(0.3%포인트 우대), 신용카드 3개월 90만원 이상 사용 실적(0.3%포인트), 자동이체 3건 이상(0.1%포인트) 등의 우대 조건을 내걸고 있다. 신한·우리은행도 비슷한 조건을 충족하면 금리 우대를 받아 2%대 초반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주, 온라인 대출 계약 등 금리 우대 조건이 다양한 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라면 3년 이내에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