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일시멘트 오너家 조준한 특사경
입력 2020-07-16 17:37  | 수정 2020-07-16 19:42
◆ 레이더 M ◆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이 한일시멘트그룹의 오너 일가에 수사를 정조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전날 서울 서초동 한일시멘트 본사와 허기호 한일홀딩스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오너 일가의 그룹사 주식 취득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사경의 한일시멘트 수사는 오너 일가의 내부자 정보를 활용한 시세 조종 의혹 등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에 있다"며 "앞서 특사경이 수사했던 증권사 선행매매 사건과 별개의 사건으로 최대주주 일가의 불공정 거래 의혹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시멘트와 과천서울랜드로 유명한 한일시멘트그룹은 최대주주와 한일홀딩스를 기점으로 자회사 한일시멘트, 손자회사 한일현대시멘트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사경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시점이 6월이라는 점에 근거해 지난 5월에 있었던 자회사 합병건을 주목하고 있다. 한일홀딩스의 100% 자회사였던 HLK홀딩스와 한일시멘트의 합병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시각이다. 그룹 핵심인 한일시멘트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합병에 성공할 경우 향후 가치 증대에 따른 이득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일시멘트는 2018년 매출이 5120억원에서 지난해 9462억원까지 크게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15만원대에서 1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3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만600원까지 떨어진 뒤 최근에는 8만원대까지 상승했다. 한일시멘트 측은 합병 당시 "그룹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한일현대시멘트와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멘트 사업 기업 역량에 집중해 주주 가치 및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 특사경의 수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한일시멘트 관련주들은 하락했다. 지주사 한일홀딩스는 1900원(4.09%) 떨어진 4만4600원에 마쳤으며, 한일시멘트는 전날 대비 1800원(2.24%) 하락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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