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 이번엔 車전장부품…미래사업 잰걸음
입력 2020-07-16 15:31  | 수정 2020-07-23 15:3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현장을 찾아 자동차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만나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공개적으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날 부산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전기 주요 경영진과 AI·5G·전기차 등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말했다. 또 그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면서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부품에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용 MLCC는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과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자동차의 전장 확대로 MLCC 수요도 급격히 늘면서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가 1만개를 넘어서는 등 전장용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기는 작년부터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이슈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MLCC업황 악화를 겪었고,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도 마주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장용 MLCC는 삼성전기의 반전 카드다. 전장용 MLCC 사업 현황을 면밀히 살핀 이 부회장은 특히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꾸준히 관련 사업을 챙기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장용 MLCC 시장은 무라타와 TDK 등 일본 업체들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전기제품에 이어 전장용 MLCC 시장에서도 글로벌 '톱2'에 올라서겠다는게 회사가 세워놓은 목표다. 전체 매출에서 MLCC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2016년 전장용 MLCC의 첫 양산에 돌입해 유럽·중국 등 주요 자동차 업체와 거래하며 점유율을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삼성전기가 부산사업장에 조성해 작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5공장도 전장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전용 신원료동과 짓고 있고, 중국 톈진에 전장용 MLCC 생산공장도 내년 양산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부산사업장을 신기종 개발, 원재료 혁신을 위한 재료 중심 단지로 육성하고, 중국 톈진공장을 전장제품 주력 양산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원료동과 톈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되면서 일본 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은 올해 7번째로 직원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해 가고 있다.
[전경운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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