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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 마녀’ 여자친구, ‘Apple’로 입증한 콘셉트 장인 걸그룹 [M+가요진단]
입력 2020-07-16 11:29 
여자친구 ‘Apple(애플)’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여자친구가 청량 마녀로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청순함과 청초한 매력을 보여줬던 이들이 고혹적이면서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13일 여자친구는 새 미니앨범 ‘回:Song of the Sirens(회 : 송 오브 더 사이렌)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Apple(애플)로 파격적인 청량 마녀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간 여자친구는 밝고 청량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청순 걸그룹의 대표 주자로 손꼽혀왔다. ‘마녀 ‘유혹이라는 키워드는 그 자체로 여자친구에게 놀라운 변화였다.

특히 이들은 마녀 콘셉트에 충실한 화려하고 짙은 메이크업부터 과감한 옆트임이 돋보이는 슬릿 스커트, 매혹적인 표정과 눈빛으로 변화의 정점을 찍었다.

신곡 ‘Apple 퍼포먼스에서도 그 변화는 뚜렷이 나타났다. 흐트러짐 없는 칼군무로 유명했던 여자친구는 이번엔 전체적으로 과감하지만 절제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섬세한 춤 선이 돋보이는 동작들로 안무를 구성해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특히 후렴구에서 당당히 걸어 나오는 ‘캣워크 춤은 마녀의 당당함을 극대화해 보는 재미를 안겼다.
여자친구 청량 마녀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이런 변화가 더욱 놀라운 이유는 단순히 콘셉트의 변화가 아닌, 여자친구만의 성장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한 스타일 변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새 앨범 ‘回:Song of the Sirens은 유혹 앞에 흔들리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옳다고 믿었던 길을 선택했지만 다른 길 앞에 흔들리는 모습을 노래했기에 이런 변화가 잘 녹아졌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무엇보다 멤버들이 직접 타이틀곡 ‘Apple을 비롯한 수록곡 ‘눈의 시간 ‘Tarot Cards의 곡 작업에 참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풋풋한 사랑을 노래했던 10대 소녀가 성장해 20대 여성이 된 모습을 가사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수많은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지만 ‘과연 내 선택이 옳을까라는 질문 속 세상의 화려해 보이는 것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후회를 하는 내용을 고스란히 전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여자친구는 음악과 가사, 콘셉트를 통해 나이대에 맞는 성장 과정을 잘 버무릴 수 있고, 음악적 능력도 한층 더 성장했음을 입증했다.

분명 파격적인 변신이지만, 여자친구의 변화는 그만큼 자연스럽다. 나아가 청량 마녀 콘셉트로 욕망에 솔직하고 당당한 면모를 보여주는 등 빌런으로의 마녀가 아닌, 21세기형 마녀의 모습으로 호평도 받고 있다.

주체적인 여성상이 대두되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변화로 여자친구는 청순부터 파워풀함, 격정과 아련을 넘어 매혹과 고혹까지 아우르며 독보적인 콘셉트 소화력을 갖춰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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