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한은, `정책여력 확보` 기준금리 동결…연 0.50%
입력 2020-07-16 09:4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제공 =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며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이어 5월에도 금리를 추가(0.25%포인트)로 인하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출부진, 저물가 등 국내외 경기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리 인하 요인이 있지만, 반대 급부가 더 크게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유동성 함정이나 자본유출 등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하한선)에 가까워 추후 정책여력 확보 필요성이 있는데다, 최근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정부 정책 견인, 가계부채 문제 등이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과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여력 확보,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견인, 금융안정 필요성 등을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의 국내경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부진과 저물가 기조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경제성장 동력인 수출은 6월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전년동월대비)은 4월 -25.5%, 5월 -23.7%, 6월 -10.9% 감소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0.0%) 한 달 만에 마이너스 물가가 멈췄지만 추세적 저물가를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를 밑돌다 올해 1~3월 1%대로 올라섰지만 코로나19로 4월에 다시 0%대 초반(0.1%)으로 떨어졌고 5월에는 -0.3%까지 내려갔다.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 6월호(그린북)'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5%,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서는 4.8% 감소했다. 다만, 5월 들어서는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효과로 소비가 다소 살아나고 있다는 진단도 있지만 회복세는 제한적이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기재부는 0.1%를 전망해 코로나19 속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은은 마이너스 0.2%를 내다보고 있어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가운데 가계대출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1분기(3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가계부채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에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친 것이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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