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변국서 디프테리아, 흑사병 유행
입력 2020-07-13 10:16  | 수정 2020-07-13 10:19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교류가 잦은 중국에서 돼지독감과 흑사병, 베트남에서 디프테리아가 유행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몽고의 한 병원에서 최근 '림프절 페스트'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고, 중국의 돼지농장에서는 근로자 일부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신종 돼지 독감 바이러스 G4 EA H1N1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이들 감염병중 우리에게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베트남 디프테리아이다.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 디프테리아로 인해 지난 7일 기준 68명의 감염환자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1988년이후 디프테리아 환자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베트남에서 입국한 내·외국인(6월 1일~7월 8일·환승객 5054명을 제외한 입국자는 총 9203명)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베트남에서 국내로 온 입국자 중 발열 및 인후통 등 디프테리아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입국시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베트남은 디프테리아 백신 접종률이 낮아 인구의 약 6%만 이 병에 대해 면역력이 있다.
1급 법정 감염병인 디프테리아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주로 인두, 후두, 코, 피부에 주로 발생한다. 증상은 발열과 인후통이 기본적으로 나타나고 편도·인두·비강 등의 삼출물에 의해 인두부를 덮는 하얀색 위막이 생성되는 특징이 있다. 증상은 특히 발병부위에 따라 다른데, 코 디프테리아는 피가 섞인 콧물, 코 주변이 짓무르고 부스럼 딱지가 생긴다. 피부 디프테리아는 다양한 모습의 궤양을 유발하며, 통상적으로 팔, 다리에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디프테리아 세균은 증식하면서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독소가 얼굴, 인후, 팔, 다리 근육에 영향을 주면 신체 움직임을 제한하는 장애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심장으로 유입되면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겨 발병 1~2주 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디프테리아는 사람 보균자를 숙주로 사용한다. 보균자의 호흡을 통해 배출된 균과 접촉하면 타인을 감염시키게 된다. 보통 감염 후 2~4주간 균 배출이 계속되며, 만성 보균자의 경우 6개월간 균이 배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감염환자가 발생하면 반드시 격리해 다른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는 식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디프테리아 종류에 따라 감염 경로도 달라 환자격리가 우선돼야 한다. 전파 경로는 후두 디프테리아는 비말로 전파되고, 피부 디프테리아는 피부 병변에 접촉해 전파된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시혜진 교수는 "디프테리아는 DTP 백신이 개발된 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으나 최근 들어서 백신 보급률이 낮은 저개발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 역으로 환자가 유입돼 국내에서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디프테리아는 과거 DTP 백신 접종이 어렵던 1980년대 이전 개발도상국에서 매해 사망자가 5~6만건, 감염자는 약 100만건 정도 발생했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에서 산발적으로 재유행하고 있으며 이때 치사율은 약 10%로 매우 높은 편이다.
디프테리아균의 잠복기는 최대 5일이다. 감염환자는 항생제를 투여받고 2~4주간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는다. 디프테리아 예방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DTaP 백신(디프테리아/파상균/백일해 백신)을 3회 기초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접종하며, 만 11~12세에 TdaP 혹은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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