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솔송주 무형문화재는 가짜"…정여창 문중의 뒤늦은 폭로
입력 2020-07-07 19:20  | 수정 2020-11-05 17:32
【 앵커멘트 】
지난해 청와대의 설 선물이었던 경남 함양 솔송주입니다.

소나무의 새순으로 빚은 술입니다.

지난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땐 만찬주로 선정됐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지난 2007년에도 이 술이 만찬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종종 등장할 정도로 청와대의 단골 만찬주입니다.

함양 솔송주는 조선 성종 때 성리학의 대가 일두 정여창 선생 가문의 가양주로 알려졌습니다.

16대손 며느리인 박 모 씨가 솔송주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함양 솔송주가 정여창 집안과는 무관한 얘기라는 문중의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가짜 무형문화재라는 얘기죠.

박상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일두 정여창 선생 생가가 있는 경남 함양의 하동 정씨 집성촌입니다.

정여창 선생의 16대손 막내며느리인 박 모 씨는 530년 전부터 집안 대대로 내려온 솔송주의 유일한 전승자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경남무형문화재 (2017년 방송 인터뷰)
- "처음에 시집오니까 시어머니께서 술을 빚고 계셨어요. '누룩 한 번 디뎌봐라' (하셔서) 하다 보니까 술을 빚게 됐어요."

박 씨는 문중의 전통기법과 전승계보를 갖추고 3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공로로 지난 2012년 무형문화재가 됐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함양에 정착한 건 지난 1994년, 그때부터 솔송주를 제조했더라도 20년이 채 안 됩니다.

▶ 인터뷰 : 정도상 / 박 모 씨 시숙
- "OOO이라는 사람은 우리 집에 시집 와서도 제주도에 가 있었고, 솔송주 시작해서 온 사람이야."

솔송주를 대대로 전수받았다는 것도 거짓이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손윗동서
- "제가 먼저 시집왔는데, 전혀 (솔송주) 그런 건 없었고요."

하동 정 씨 종가에 가양주 자체가 없었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정문상 / 하동 정 씨 대종회 총무
- "'다시는 술을 안 먹겠습니다'라고 어머니와 약속하고 목숨을 내놓고 성종 임금의 하사주도 안 마신 분(정여창 선생)이 무슨 술을 만들었단 말입니까? 우리 종가에는 술 없었어요."

박 씨 측은 구전돼온 집안 술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이 섞인 점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현지 심사까지 거쳐 문화재위원 만장일치로 무형문화재가 됐다며 문중의 폭로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술이 유명해지니 이제 와서 자신을 음해하는 거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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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보도] 솔송주 가짜 무형문화재 논란 관련

본 방송은 지난 7월 솔송주 무형문화재 가짜 논란 관련 보도들에서 솔송주가 허위사실을 근거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고, 5년 전에도 이와 같은 논란이 있었으나 이를 무마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솔송주 측은 ‘솔송주의 무형문화재 지정과정에서 허위는 없었고, 과거 5년 전의 논란 역시 무형문화재 지정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솔송주 측은 솔송주가 허위라고 주장하는 하동 정씨 문중원은 소수에 불과하고, 그 중 이 보도의 취재원인 정문상은 솔송주가 허위라고 주장한 입장을 번복하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해준 사실이 있고, 특히 주요 취재원인 정도상은 솔송주 측과 오랜 기간 대립하고 있는 자로서 솔송주 측은 정도상의 인터뷰 내용이 갖는 신빙성에 깊은 의문을 표했습니다.

또한, 솔송주는 하동 정씨 문중 고유의 가양주로서 오랜 전통과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인정된바, 그 진위 여부에 대한 당국의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솔송주 측과 대립되는 일부 인사들의 인터뷰에만 근거해 기사가 작성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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