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실련 "與는 부동산투기 조장당…177명중 40명 다주택"
입력 2020-07-07 17:29  | 수정 2020-07-07 23:09
◆ 마구잡이 부동산대책 ◆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부·여당 책임이란 비판이 커지면서 다주택 의원들을 향한 1가구 1주택 서약 이행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여당 의원 177명 중 다주택자가 40명에 이르고 20명은 투기·과열·조정대상 지역 내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 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조정대상지역 내에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당선 2년 내에 매각하도록 서약을 받은 바 있다.
경실련은 '여당에 이행사항 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 당했다'며 "이해찬 당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보여주기식 서약에 대해 사과하고 이행 상황을 즉각 공개하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이 총선 재산신고 내역을 조사한 결과 여당 의원 177명 중 당시를 기준으로 다주택자는 40명, 서약 이행 대상자는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은 서울과 대전에 2주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울 서초구 아파트는 시세가 지난 4년간 24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박 의장 측은 "대전 아파트는 매각해 현재는 1주택자다. 서초 아파트는 40년 이상 실거주하고 있고 재개발 관리처분기간이라 3년간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여당은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아파트 값을 폭등시킨 과거가 있다"며 "부동산 투기 조장당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여당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원들에게 재산신고 내역을 다시 제출하라며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매각 기한인 2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어 더 단축하는 방안을 지금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별 의원들 목소리는 엇갈린다. 서약을 당장 이행하자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이 있는 반면 일부는 '서약까지 받은 건 무리수였다'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다주택자는 집을 팔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미래통합당 다주택자 의원들도 집을 팔아야 한다"며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 신탁' 제도를 당론으로 채택하길 요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노영민 비서실장의 '반포 집' 논란에 여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청와대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노 실장이 내놓은 청주 집이 팔리며 1주택자가 됐지만 청와대 내부에선 결국 노 실장이 반포 집까지 처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청주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노 실장의 청주 아파트가 2억3000만원에 팔려 가계약 상태인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노 실장이 보유한 아파트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소재한 진로아파트(134.88㎡·47평형)다.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노 실장 논란과 관련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남 집을 팔았으면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JTBC와 인터뷰에서 "거기에 아들이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처분하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성현 기자 / 이석희 기자 / 최예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