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후정산형 보험, 국내 첫 출시
입력 2020-07-07 14:01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만기에 자신이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사후정산형 P2P보험이 국내에 첫 출시됐다. 해외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P2P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 2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P2P보험 전문회사 레모네이드의 시가총액이 5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생명은 7일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혁심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6개월 만기로 입원비를 보장하는 건강보험이다. 질병이나 재해에 상관없이 입원하면 첫날부터 하루 최대 6만원을 받는다.
현재 판매중인 일반적인 보험 상품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와 실제 지급한 보험금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주주가 100% 갖게 된다. 하지만 이 상품은 가입자들의 보험금 지출 정도에 따라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가 아닌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예를 들어 30세 남성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약 4000원이다. 이 중 사업비 등을 제외한 순수 보험료는 3600원이다. 6개월 만기 상품에 10명의 고객이 가입하면 보험사는 21만6000원의 수입을 얻는다. 이 가운데 보험사가 입원비 보험금으로 가입자들에게 6만원만 지급했다면 15만6000원이 남는다. 기존 방식대로면 차액은 고스란히 보험사의 이익으로 돌아가지만 이 상품은 차액의 90% 이상을 각 고객에게 분할해 돌려준다. 따라서 가입자들이 건강하면 보험금 총액이 줄어들어 환급금이 커지게 된다.

이 상품은 입원한 첫날부터 최대 120일까지 하루 3만원의 입원비를 기본으로 보장한다. 대학병원처럼 병원비가 비싼 상급 종합보험에 입원하면 하루 6만원이다. 가입연령은 만 15세부터 55세까지다. 남성 기준으로 보험료는 40세 4000원대, 50세는 6000원대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만연한 상황에서 보험가격과 수수료, 환급금 결정내역 등이 참여자들에게 오픈되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소비자는 기존 판매상품 대비 약 20~30% 낮은 보험료를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2P 보험은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화된 보험시장에서 판매중이다. 초기에는 유럽의 보험중개사들이 전통적인 보험의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이를 활용했다. 최근에는 P2P 전문 보험사가 등장하며 새롭게 시장을 개척하는 분위기다.
2010년 설립된 최초의 P2P 보험사인 독일 프렌드슈어런스는 가입자들이 페이스북 계정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최대 15명까지 커뮤니티를 형성해 보험상품을 판매중이다. 도덕적 해이나 보험사기를 상호 감시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2016년 설립된 미국 레모네이드의 경우 보험사는 보험료의 25% 수수료만 받고 잔여 수익 전액은 가입자가 지정한 단체에 기부하는 형태다. 보험가입에 걸리는 시간은 3분이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몇 초 안에 보험금을 지급한다. 가입자의 70% 이상이 35세 미만일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보험시장에서 활성화된 상호보험을 기본구조로 모바일 핀테크 기술력을 접목해 직관적이고 저렴한 P2P형 건강보험을 출시했다"며 "소비자들은 건강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보험료가 줄어드는 참신한 경험을 가질 수 있고 보험상품의 투명성을 높여 보험의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상품 출시를 기념해 미래에셋 온라인보험 홈페이지에서는 릴레이 퀴즈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내달 16일까지 10일 단위로 행운의 숫자 7이 포함된 일자에 퀴즈가 열린다.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이스커피, 카카오 핸디선풍기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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