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수지 한달만에 흑자 회복했지만…여전히 작년 5월의 절반에 그쳐

4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570억달러 흑자'를 자신하고 있지만,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한국 경상수지도 큰 폭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은 5월 한국 경상수지가 2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전 세계 코로나 확산세가 극에 달하면서 주요국의 봉쇄령(락다운)이 벌어진 영향으로 33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큰 폭으로 줄어든 금액이다. 5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5월 경상수지 52억달러 흑자에 비해 29억달러(55.8%) 줄었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코로나19로 세계교역량이 위축됐으며, 수출이 수입보다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흑자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구체적인 물건이나 제품을 교역하는 상품수지, 배달이나 운송, 여행 등으로 지급하는 금액인 서비스수지, 배당 등 본원소득수지와 송금 등을 의미하는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상품수지는 25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5월 55억달러 흑자보다 흑자폭이 30억달러 줄었다. 수출액은 346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8.2%, 수입액은 321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4.8% 줄었다. 수출에서는 승용차 수출물가가 2.2%, 수출물량이 51.6%로 크게 감소한 영향을 받았으며, 반도체는 수출물가가 3.8% 하락했지만 물량이 21.1% 증가해 상대적으로 호성적을 거뒀다. 수출과 수입은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해 모두 감소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수지는 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5월 10억달러 적자에서 적자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19로 주요국 여행이 차단되면서 여행수지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적자폭이 적은 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입국자 수는 지난해 5월보다 97.9% 줄어든 3만명을 기록했지만, 출국자수는 98.4% 줄어든 4만명을 기록한 영향이 여행수지에 반영됐다. 운송수지는 항공여객운송이 줄었지만 항공화물 단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보다는 3억달러 흑자폭이 늘었다.
계절적 영향으로 4월 적자를 기록한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4월에는 주요 기업의 배당금 지급이 이뤄지는 영향으로, 해외에서 받는 배당금보다 지급하는 배당금이 많아 적자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23억달러 적자에서 5월 5억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전망에서 상반기 경상수지는 170억달러에 그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주요국 경제활동이 재개돼 경상수지 흑자도 400억달러에 달해 연간 570억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123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문소상 부장은 "기존 예상 경로대로 경상수지가 움직이고 있다"며 "6월 대중국 수출이 개선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은의 전망을 두고 국내외에서는 우려 섞인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5월 경제전망 때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2분기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전제했지만, 주요 소비국인 미국에서 확진자 수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하루 만에 5만7209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하루 기준 가장 크게 늘었으며, 6일까지 추가된 확진자를 반영하면 확진자 수는 누적 300만명을 넘어섰다. 브라질과 인도도 각각 누적 기준으로 160만명, 71만명 넘게 확진되며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문소상 한은 부장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미·중무역갈등 가능성 등 리스크가 여전해 향후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