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생활비 부족해 찾아오는 청년들 늘어 안쓰러워…서류조작까지"
입력 2020-07-07 10:32 
설석진 서민금융진흥원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과장. [사진 제공 =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금융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좀 더 유리한 지원제도를 찾고 신용등급을 올리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저희 역할이죠."
7일 코로나19 탓에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난 설석진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 과장은 담백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서민금융상품을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서민금융종합상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 과장은 상담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인터뷰 내내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인상 깊었다.
올해 2월 평택시 신내동 평택상공회의소 2층에 문을 연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평택과 안성, 화성, 오산 등 경기 남부 지역은 물론 충청에서까지 상담을 받기 위한 발걸음이 매일 이어진다. 업무를 시작한지 6개월 정도지만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중심 센터로 자리잡은 데는 평택시의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설 과장의 기여가 컸다.
설 과장은 '햇살론17', '햇살론Youth' 등 서금원에서 운영하는 서민금융상품은 물론 지역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유관기관의 상품까지 연계해 고객 관점에서 가장 유리한 지원제도를 안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민들이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같은 '서민금융 프라이빗뱅커(PB)'가 되는 게 그의 꿈이다.
지난 6월에는 30대 중반의 여성 A씨가 금리가 연 17.9%인 '햇살론17'을 받기 위해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왔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은 안 될 것 같다는 게 A씨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6등급이었고 기존에 상환 중이던 대출도 많지 않았다. 이에 설 과장은 맞춤대출을 통해 은행의 '새희망홀씨' 대출을 안내했고 A씨는 연 9%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햇살론Youth'를 받기 위해 센터를 찾아오는 청년들이 늘고 있어 이들에게 대출상담과 함께 신용관리와 절약의 중요성을 각별히 당부하고 있다. 설 과장은 "생활비나 학원비가 부족해서 찾아오는 대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며 "특히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선배의 마음으로 다독이고 충고를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설 과장은 SNS 등을 통해 '햇살론Youth' 추가 대출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접근하는 일명 '작업대출' 브로커를 조심해야 한다고 특히 대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직장이 없는데 취업한 것으로 꾸미거나 심지어 보험사기처럼 허위로 병원 진료까지 받게하는 식이다. 설 과장은 "브로커들이 생활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에게 접근해 서류를 조작, 대출을 받게 해주면서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액의 20%를 떼간다"며 "심사를 하다보면 이런 것들이 눈에 많이 보이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대출을 하러온 대학생들이 적발되면 눈물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는 '모든 서민금융을 한 자리에서, 간편하게'라는 목표를 내걸고 센터를 찾아온 고객들이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나 유관기관과 보다 활발하게 연계해 상담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설 과장은 "한 분야의 전문가를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이라고 부르듯 고객 관점의 서민금융상담의 프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렵고 힘들 때 믿고 찾는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상담사로서 포부를 밝혔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신용이 적고 소득이 적어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대출상품과 취업연계, 자영업 컨설팅 등을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서민금융상담이 필요한 경우 서민금융콜센터로 예약하고 가까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He is…
설석진 과장은 1979년생으로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 개인금융관리에서 일해온 경험을 살려 서민금융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기업인 한국이지론을 거쳐 현재 서금원 평택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서민금융 프라이빗뱅커'로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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