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잔금대출 어찌되나요" 검단 등 은행지점에 문의·항의 빗발
입력 2020-07-07 09:42  | 수정 2020-07-14 10:07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 검단·송도 등에서는 아직도 대책 관련 혼란이 진행 중이다. 이들 수도권 지역의 은행 지점들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갑작스럽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하향조정되는 바람에 잔금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규 투기과열지구인 검단, 송도, 용인, 수지, 수원, 동탄 등의 지점에는 이 지역 아파트 분양을 받았거나 분양권을 전매해 입주를 앞둔 사람들의 전화·방문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에 하소연을 하는 이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전 LTV 70%를 염두에 두고 자금계획을 세웠지만, 6.17대책 후 LTV 40% 적용으로 입주 자금이 부족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잔금 대출을 앞두고 이 지역들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자 LTV가 40%(9억원 이하)로 낮아졌고, 일부 입주 예정자들의 자금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보통 계약금, 중도금, 잔금의 비율은 각 분양가의 10%, 60%, 30%로 입주예정자 대부분은 중도금 대출을 분양가의 60%(LTV 60%)까지 채워서 받은 뒤 잔금 대출로 LTV 70%만큼 다시 돈을 빌려 중도금 대출을 갚는다. 잔금 대출의 경우 분양가 또는 시세 가운데 하나를 골라 70%를 적용하기 때문에 분양가보다 시세가 올랐다면 더 넉넉하게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갚고도 잔금, 이사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을 치를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이런 소급 적용의 경우 잔금 대출을 최대 '중도금 범위'에서 받을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현재 검단 등처럼 시세가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중도금 대출을 적게 받은 사람들은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사례가 다양한 케이스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책 발표 직후부터 최근까지도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사연을 올리며 소급적용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집단 의견을 제시하거나 오프라인 집회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잔금 대출과 함께 기존 보유 주택 처분 후 입주하는 '추가 약정'을 새로 은행과 맺어야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 관계자도 "LTV 조정뿐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더 큰 관심은 1주택자의 경우 자신의 집을 처분해야 하고, 2주택자의 경우 아예 잔금 대출이 막혔다는 점"이라며 "인천이나 청주 아파트에 투자한 분들의 질의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측 역시 "검단·송도 등에서 특히 집단대출, 잔금대출 진행하는 영업점의 경우 문의와 상담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은행 창구에서 대출 관련 혼란이 커지자, 은행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세부 지침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 발표가 먼저 나와 버렸고, 지침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 은행 창구에서 질의와 항의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새 규정에 따라 중도금 대출의 잔금 대출 전환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대출 부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위도 새 규정에 따른 대출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문제가 없는지 현황 파악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이번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역이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떨어지면서 문제 제기가 된 것 같다"며 "이미 계약된 중도금대출과 잔금대출이 하나의 연장선에 있다는 전제 아래 이분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보완책이 뭐가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6.17 소급 적용 배제 가능성에 은행 문의는 폭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장 점검 소식과 경제부총리의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중도금·잔금 대출한도 보완' 언급 등으로 은행 창구에는 대출 기준이 바뀌지 않았는지 문의하는 전화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