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갑질' 당한 울산 스타벅스 직원...점장, 외려 사과 지시
입력 2020-07-07 08:11  | 수정 2020-07-14 09:05

울산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에게 멱살을 잡히고 욕설을 듣는 등 '갑질'을 당했다는 직원의 호소 글이 웹상에서 퍼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스타벅스 직원이라고 밝힌 A 씨가 "저는 오늘 고객을 고소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 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월 울산시 남구에 있는 매장에서 발생했습니다.

해당 글에서 A 씨는 "고객이 라떼 2잔을 주문해 사이즈와 따뜻한 음료인지를 확인했다"며 "고객은 맞다고 결제를 했으나 음료가 나오자 대뜸 따뜻한 거 1잔과 아이스 1잔을 시켰다며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이에 '고객님이 따뜻한 거 두 잔 시키셨어요'라고 대답했을 뿐인데 그때부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들었다"며 "다른 직원이 사과하며 음료를 새로 제공했는데도 '매니저 나와라'며 소리를 지르며 계속해서 욕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속 욕을 하면 녹음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지한 후 녹음을 시작하자 고객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녹음된 부분을 지우고 부수려 했다"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손님에게도 충격을 받았지만, 직원을 전혀 보호하지 않는 점장의 행동이 자신을 더 좌절하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점장은 고객과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대자를 현장에서 배제해야 하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그것을 지키지 않고,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했다"며 "그래서 원하지 않는 사과를 강제로 해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A 씨는 "사건을 알게 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고,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집 밖을 나가는 것도 두렵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권리를 찾기 위해 용기를 내서 그 고객을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또 A 씨의 가족이 인터넷에 올린 '스타벅스 직원 폭행 사건 가해자 처벌 탄원서'에 총 1만2천719명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A 씨의 가족은 "내용을 정리해 경찰과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사회와 스타벅스라는 회사에 정의가 살아 있기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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