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극단적 선택'한 억만장자의 전 여자친구, 14세 소녀까지…
입력 2020-07-03 08:42  | 수정 2020-07-10 09:05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망 당시 66살)의 전 여자친구가 성범죄 공모 혐의 등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현지 시간으로 오늘(2일) 보도했습니다.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58살)은 이날 미국 뉴햄프셔주에서 체포됐습니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위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한 것을 포함해 성범죄 공모와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맥스웰은 1994년부터 1997년경까지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함으로써 엡스타인의 이들에 대한 학대를 돕고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14세 소녀도 포함돼 있었으며, 맥스웰과 엡스타인은 피해자들이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맥스웰은 미성년 소녀들에게 쇼핑과 영화 관람 등을 시켜주고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성적 얘기를 꺼내 분위기를 유도한 혐의였습니다.

오드리 스트라우스 뉴욕 남부지검장 대행은 이날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가장 측근 가운데 한명이고 심지어 엡스타인의 14살 소녀에 대한 성적 착취를 도왔다"면서 "맥스웰은 일부 자신이 직접 미성년 소녀의 성적 학대에 가담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은 지난해 12월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현금으로 산 뉴햄프셔주 브래드퍼드의 한 저택에서 은신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맥스웰 측은 익명으로 거래를 원했으나 매도를 담당한 부동산 업자가 거부하자 급히 법인체를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 남부지검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맥스웰은 3개의 여권과 대규모 자금, 광범위한 국제적 연고가 있고 (유죄 확정시) 장기간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에 체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도주 위험이 매우 높다"며 구속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15개 넘는 맥스웰 은행 계좌의 잔액은 2016년 이후 최대 2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맥스웰은 유죄 확정시 최대 35년의 징역형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햄프셔주의 연방 법원은 이날 오후 심리에서 맥스웰에 대해 뉴욕으로의 이송을 결정했습니다. 맥스웰은 맨해튼의 연방법원에서 구속 또는 보석 여부가 결정됩니다.

미언론들은 맥스웰이 구속될 경우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구금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맥스웰은 영국 사교계 인사로 영국과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영국의 미디어 '거물'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로버트 맥스웰의 딸입니다.

맥스웰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59살) 왕자와의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버지니아 주프레(이전 이름 버지니아 로버츠)의 증언에서도 등장합니다.

엡스타인의 안마사였던 주프레는 자신이 17∼18살이던 2001∼2002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와 런던과 뉴욕, 카리브해의 섬에서 총 세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여성입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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