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럼에도 아사히 마셨다…1% `샤이 재팬`은 누구
입력 2020-07-02 14:01  | 수정 2020-07-09 14:07

◆ 日불매운동 벌써 1년 ④ ◆
지난 1년 사이 일본 불매운동 효과는 분명했다. 그러나 100% 감소는 아니다. 일본 맥주 수입액만 보더라도 작년대비 98% 감소했을 뿐 2%는 여전히 구매를 지속하고 있다. 대체재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샤이 재팬'으로 남아 일본 제품을 여전히 찾는 것으로 해석된다.
2일 GS25에 따르면 이달 전체 수입맥주 중 일본 제품 매출구성비는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구성비는 34% 가량이다. GS25를 비롯한 편의점들은 지난해 7월부터 불매운동 여파로 '1만원 4캔'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다. 이에 따라 일본 맥주는 편의점에서 1캔(500㎖ 기준)당 3000원으로 행사 수입맥주(개당 2500원꼴)보다 500원 더 비싸게 팔린다.
DHC 딥 클렌징오일 리뷰. [사진 출처 = DHC]
불매운동 전 일본 맥주는 수입맥주 중 부동의 판매량 1위를 자랑했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일본 맥주가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27.5%로 중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같은 가격이지만 일본 맥주를 택한 것이다. 특히 아사히는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과 드라이 효모로 국내 마니아층을 일찌감치 형성한 바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사히 슈퍼 드라이의 경우 진한 맛과 엔젤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모방한 국산 맥주가 나왔을 정도"라며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마니아층이 대체재를 찾지 못하고 일본 맥주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맥주 행사를 재개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아사히를 '1만원 4캔' 행사에 포함했다. 롯데슈퍼도 올해 초부터 일부 매장에서 삿포로 맥주를 한 캔(500ml)당 2000원에 판매하는 등 행사를 재개했다. 맥주 유통기한은 보통 1년인데, 재고를 처리하지 못한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반면 CU는 지난달 유통기한 종료가 임박한 일본 맥주 12종에 대해 본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반품을 진행했다.
실제 일본 맥주 수입금액 감소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일본 맥주 수입금액 감소율은 98.2%로 정점을 기록한 뒤 2월 -92.7%, 3월 -88%, 5월 -87%로 점점 낮아졌다.

혐한 논란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퇴출된 DHC도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DHC '딥 클렌징 오일' 리뷰에는 "비슷한 제품을 많이 써봤는데 역시 DHC다", "10년째 쓰고 있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보긴 어려운 제품이다"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DHC 딥 클렌징 오일은 '10초에 1개씩 판매된 클렌징 오일'이라는 광고 문구를 쓸 정도로 전 세계에서 탄탄한 구매층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올리브영에서도 불매운동 전 DHC 딥 클렌징 오일은 관련 카테고리 내에서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 순위 애플리케이션(앱) 글로우픽에 따르면 DHC 딥 클렌징 오일과 하라다보 고쿠쥰 오일 클렌징은 H&B스토어 클렌징오일 카테고리에서 각각 판매 순위 3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의 경험에 따른 선택일뿐 일본 제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난의 대상이 될 순 없는 것"이라며 "비난보다는 일본 등 외국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브랜드를 개발하고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건강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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