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방산주 잇딴 수주 소식에도 주가는 잠잠…왜?
입력 2020-07-01 15:40 
K9A1 자주포 [사진 제공 = 한화디펜스]

방산 기업들이 6월 잇따라 수주 잭팟을 터뜨리고 있는데도 주가는 큰 변동이 없어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국항공우주(KAI)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전술입문용훈련기 2차(TA-50 Block2) 사업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6883억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작년 매출액 기준 22.1%에 달하는 대형 수주다.
그러나 KAI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KAI주가는 공시 당일 2.08% 하락했고 이튿날인 30일 소폭 올랐으나 1일 0.84% 내린 2만3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상장사인 한화디펜스 역시 활발한 수주활동을 하고 있으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횡보세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30일 3803억원 규모 K56 탄약운반장갑차 4차 양산 사업을 따냈다고 공시했다. 25일엔 2516억원 규모 30㎜ 차륜형대공포 최초 양산, 22일엔 2383억원 수준의 천마 체계 외주정비 등 사업, 19일엔 1943억원의 K9A1자주포 성능개량 사업 수주를 공시했다. 4개 공시의 계약액만 1조원이 넘고 매출액의 15%를 뛰어넘는다.
K56 탄약운반장갑차 [사진 제공 = 한화디펜스]
지난달 17일 13.7% 올라 2만985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이후 하락과 상승을 거듭해 1일 종가는 2만4700원으로 전일 대비 0.41% 상승에 그쳤다.
현대로템은 조금 나은 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대로템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367억원 규모의 장애물개척전차 후속양산사업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29일에는 632억원 규모의 K-1중구난차량, K-1교량전차 외주정비 사업도 수주했다.
두 건의 수주액만 3000억원으로 작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볼 때 12%가 넘는 금액이다. 주가는 30일1.32%, 1일 2.61% 올랐다.
증권가에선 방위사업청의 대규모 사업 집행에도 불구하고 방산주 주가에 기대감을 주기는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통 방위사업청의 방산사업은 계획대로 100% 진행되기보단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산집행이 중요해지면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미 예정돼있던 사업이었기 때문에 큰 기대감을 심어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험악했던 남북관계가 다시 소강국면으로 돌아선 것도 방산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대남 강경책에 제동을 걸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설이 나오는 등 미국의 대북 유화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동헌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무관하게 당분간 방산주의 주가 전망은 부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