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합당 "편향" 지적에 北 조롱…드라마 `출사표` 전파도 타기전에 논란
입력 2020-07-01 14:09 
이날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사진 출처 = KBS]

1일 오후 첫 방송 예정인 KBS 새 수목드라마 '출사표'가 방송 전파도 타기전에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출사표'는 취업 대신 출마를 택한 구세라(나나 분)와 좌천당한 엘리트 사무관 서공명(박성훈 분)이 불량 정치인들을 응징하는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구세라는 '불나방'이라는 닉네임으로 지난 15년간 구청에 꾸준히 민원을 넣어온 '민원왕' 타이틀을 살려 구의원 자리를 노린다.
논란은 미래통합당이 이 드라마를 거세게 비판하며 시작됐다.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은 지난달 25일 'KBS, '진보는 선, 보수는 악' 외치려면 수신료는 민주당에서 받아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드라마에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이 등장하는데, 등장인물 설명에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악을 갈라 인물을 묘사했다는 것.

애국보수당 소속 인물인 시단규는 '어디까지나 남에게 엄격하고 나에게는 관대한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같은 정당 소속 장하운은 '음주운전, 뺑소니, 도박, 성희롱으로 수차례 걸렸지만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찔리는 구석이 많아 언론과 카메라 노이로제가 있다' 등 문구로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정치인으로 묘사됐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양내성은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소탈하며 항상 정의감에 불탔던 구의원으로 소개됐다.
또한 이 정당 소속 봉추산은 80년대 해직기자 출신이자 이전부터 주인공인 세라를 눈여겨봤던 캐릭터다. '추산은 세라가 당선돼 마원구의회 입성하기를 기대한다'는 인물 설정으로 다같이진보당이 주인공의 편인 것처럼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래통합당은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쪽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쪽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제작진은 공식입장을 통해 "드라마 내에서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히려 정치적 성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무소속 등장인물 구세라를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들을 파헤치고 풍자하는 코미디를 추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물 소개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을 삭제하는 등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제작진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며 사건이 일단락된 듯 했으나 여기에 북한이 한 마디 얹으며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지난 30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미래통합당의 논평과 관련해 "특대형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여성들을 희롱한 미래통합당이 TV연속극의 부정역으로 형상된 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오히려 저들의 허물을 동네방네 들고 다니는 꼴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공식입장처럼 다같이진보당 캐릭터가 전부 선한 인물로 그려져 있던 건 아니다.
원소정 소개에는 '스스로 소통의 여왕이라고 부르지만 소통이 아닌 쇼통'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는 진보당 소속인 원소정이 구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정치를 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또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하다'고 표현하거나 폭군이라고 묘사하는 등 부정적인 설명이 존재한다.
인물소개란에서 정치인들은 애국보수당 조맹덕 라인과 다같이진보당 원소정 라인으로 구분돼 있다.
구청장 역할로 나오는 원소정은 극중 이 정당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셈인데, 인물소개에서 드러나는 원소정은 선한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방송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치 편향 관련 글이 다수 게재된 상태다. 드라마에 대해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포털사이트 댓글창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출사표'는 이날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김지원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