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콜택시 부르고 "안 탄다" 배짱…따진 70대 기사 폭행한 취객
입력 2020-06-30 17:20  | 수정 2020-07-07 18:05

콜택시를 불러놓고는 승차를 거부하고, 이를 따진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쓰고 있던 안경이 부러지고, 치아와 목 등을 다친 택시기사는 "다시 운전대를 잡기가 겁이 난다"며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강원 원주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김 모(70) 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콜택시 앱을 통해 단계동 한 일식당 인근으로 호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김 씨가 도착한 곳에 승객은 보이지 않았고, 식당 직원으로부터 택시를 호출한 손님 중 한명이 장애가 있어 거동이 불편하니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식당 인근 골목길이 좁은 탓에 정차 상태로 기다릴 수 없었던 김 씨가 차를 가게와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뺐다가 다시 가까이 대기를 수차례.

마침내 나온 두 사람 중 장애인을 부축한 60대로 보이는 손님 A 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김 씨가 "안 타시려면 진작에 말씀해주시지. 한참 기다렸는데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자 처음에는 "미안하다"고 했던 A 씨는 "서비스업이 이러면 되느냐"며 화를 냈습니다.

사소한 말다툼은 곧 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때릴 것처럼 주먹을 올린 A 씨를 김 씨가 밀어내고 자리를 뜨려 하자 A 씨는 김 씨에게 욕설과 함께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A 씨는 차에 탄 김 씨를 쫓아가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A 씨의 폭행은 주변인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끝이 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김 씨는 치아 2개가 흔들리고, 목과 어깨 등을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쓰고 있던 안경도 A 씨가 휘두른 주먹에 날아가 렌즈가 깨지고, 테가 부러졌습니다.

김 씨는 "A 씨가 술에 취했는지 돌멩이나 던질 것들을 찾으며 '때려죽이겠다'라고 했다"며 "주변 사람들이 말려서 덜 다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0년 가까이 택시를 몰며 취객으로부터 욕설을 들은 적은 있지만, 폭행을 당한 일은 처음이라는 그는 "술 먹은 사람들을 태우기가 겁이 난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김 씨는 "모든 택시기사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가해자를 엄벌했으면 한다"고 바랐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와 가해자를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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