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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있겠다" 이안 데스몬드, 시즌 불참 선언
입력 2020-06-30 13:46 
이안 데스몬드가 시즌 출전을 포기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콜로라도 로키스 외야수 이안 데스몬드가 시즌 불참을 선언했다.
데스몬드는 30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i_dez20)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시즌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이 야구 시즌을 위험에 놓이게 했고, 나는 이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즌을 소화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은 임신한 아내와 지금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는 네 명의 어린 자녀들과 집에서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아내 첼시와 함께하며 가족들을 돕고 안내할 것이다. 자녀들이 코로나19와 시민 인권, 삶에 대해 궁금해하면 이에 답해줄 것"이라며 시즌 출전대신 가족들과 함께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 선수들에게 2020시즌을 포기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대신 시즌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은 급여와 서비스타임 혜택을 받지 못한다.
데스몬드는 2020시즌 로키스와 5년 7000만 달러 계약의 네 번째 시즌을 보낼 예정이었다.
한편, 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날 미국 사회와 야구계가 처한 현실에 대한 뼈있는 말을 남겼다. 흑인 혼혈인 그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게 목이 눌려 죽어가는 장면을 본 이후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동료들이 "화이트 파워(White Power,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구호)"를 외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했던 그는 "지금 야구계는 노사 분규를 겪고 있고 필드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하다. 클럽하우스에는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적인 농담이 나오고 있다. 흑인 단장은 한 명, 흑인 감독은 단 두 명, 흑인 선수는 8% 미만이다. 구단주 중에는 흑인이 한 명도 없다"며 메이저리그의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 "가장 마음아픈 것은 이러한 숫자들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야구가 단순히 형편이 괜찮은 집안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만약 야구가 미국의 국민 스포츠라면, 지금보다 더 잘 어울리는 순간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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