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도권서 전국으로…소규모 지역감염 곳곳서 확산세
입력 2020-06-30 07:17  | 수정 2020-07-07 08:05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종교시설과 방문판매업체 등을 고리로 비수도권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부는 그제(28일)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3단계로 구분해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현재 국내 상황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소규모의 산발적 유행이 확산과 완화를 반복하는 1단계라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감염이 대전 방문판매업체에 이어 광주 사찰 방문자들 사이에서도 확인되면서 지역감염 확산세는 더 뚜렷해지는 분위기입니다. 더욱이 연쇄감염의 꼬리가 어디로 또 이어질지 몰라 불안한 형국입니다.


◇ 광주전남 일가족 확진 '사찰 관련'…대전·부산 등 산발감염 지속

오늘(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지만, 대전과 광주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2명 중 30명이 지역발생 사례입니다. 이 가운데 21명은 수도권이지만 나머지 9명은 광주(3명), 대구(2명), 대전(2명), 부산(1명), 전북(1명)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일가족 확진 사례의 경우 광주 시내 사찰인 '광륵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까지 승려와 신도, 접촉자 등 12명이 확진됐는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초 전파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찰과 관련해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사찰에서는 지난 20일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 행사가 열렸고, 이후에는 면담 등으로 승려와 신도 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전에서는 방문판매업체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방문판매업체 4곳 관련 확진자가 7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대전외고 통학 승합차 운전기사와 그의 아내가 확진되면서 해당 학교의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도 40대 확진자가 나왔는데 확진 전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운대구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 깜깜이 환자비율 12% 육박…"소규모 감염, 꼬리에 꼬리 물며 확산"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전국 확산의 초기 단계로 판단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높여야 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무엇보다 1단계 기준 중 하나인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5% 미만' 조건은 이미 깨진 지 오래입니다. 최근 2주간 이 비율은 11.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조건인 일일 확진자 수(지역발생 기준) '50명 미만' 조건도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규모지만 여러 곳에서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대해서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단계를 올리면 그에 비례해 국민의 사회·경제적 활동에도 제약이 가해지는 만큼 일단 일일 확진자 수, 집단감염의 수와 규모, 감염경로 불명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벗어나 충청과 호남 등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라면서도 "현재는 1단계로,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자 발생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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