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황교안·나경원 저격 "지도자답게 책임져라"
입력 2020-06-28 17:31  | 수정 2020-07-05 17:37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8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향해 "황 전 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는 지도자답게 책임을 지라"며 저격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패스트트랙 관련 공판에서) 당을 대표한 두 분의 변호 내용에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진술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작년 11월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할 때 황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가 민주당과 합의를 종용했다"면서 "공수처법은 정부조직법이고 우리가 집권할 때 폐지하면 되니 넘겨 주고 기괴한 선거법은 막으라는 거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조언한 가장 큰 이유는 기히 고발된 국회의원들 보호 때문이었다"며 "원인이 된 패스트트랙이 합의되면 고발 취소가 되고 검찰도 기소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둘 다 막는다고 큰소리 치면서 심지어 의총장에서 나중에 법적 문제가 생기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변호사이니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며 "나 원내대표는 나아가 공천 가산점 운운까지 하면서 극한 투쟁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의원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 두 법은 강행 통과되었고, 공천 가산점은 주지 않고 많은 의원들을 낙천시켰으며 그나마 재공천되어 당선된 9명의 현역 의원들은 지금 사법절차의 족쇄를 찼다"며 "개헌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런데 2회에 걸친 공판 준비절차에서 당을 대표한 두 분의 변호 내용은 기가막힐 지경"이라며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진술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당시 의원들은 공천권을 틀어쥔 지도부의 지휘를 거역할 수 없었다. 어이 없는 무책임 변론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당선된 9명의 의원을 구하려면 모든 책임은 지도부인 두 사람에게 있다, 의원들은 지휘에 따라준 잘못 밖에 없다, 의원들을 선처해달라고 해야 한다"며 "이것이 지도자의 모습이지, 나 살겠다고 의원들을 끌고 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일본에 핵폰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트루먼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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