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의점 왕국` 일본 누른 한국 편의점의 비결은?
입력 2020-06-28 13:29  | 수정 2020-06-29 14:21
지난 1일 일본 유명 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한국 편의점의 성공 요인을 다룬 기사가 게재됐다. 김상우 닐슨코리아 상무가 기고한 이 기사는 코로나19로 일본 편의점은 매출이 감소한 반면 급성장한 한국 편의점 업황을 소개하며 원인을 분석했다. <사진제공=닐슨코리아>

코로나19로 일본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한국에서는 편의점 월매출이 최고 3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유사한 두 국가 사이에서 나타난 차이라 '편의점 왕국' 일본 유통업계에서도 한국 편의점이 일본을 앞서는 이같은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 2월 국내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32%, 3월은 12% 상승했다. 반면 일본 프랜차이즈 체인 협회 발표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식품슈퍼(SM)·드럭스토어 등 일본의 다른 유통업태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편의점은 증가하는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닐슨은 코로나 재난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애용한 것은 일본 편의점에는 없는 강렬하고 발빠른 한국 편의점 각사의 노력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특유의 1+1, 2+1 마케팅 방식과 택배·공과금 수납 생활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를 노력의 사례로 꼽았다.
닐슨은 "한국의 편의점 상품 가격은 종합슈퍼(GMS)와 식품슈퍼(SM)에 비해 실제로는 10 % 정도 비싸지만 '1+1', '2+1' 마케팅 방식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저렴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점포를 택배 배송 거점으로 한 GS25와 CU의 배송 서비스는 재난 상황에서도 소비자가 점포에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했다. 배달 플랫폼과 제휴해 '집콕' 소비자들에게까지 상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이 간단한 스낵이나 담배 등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식자재까지 구입할 수 있는 채널로 자리잡은 것도 전체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봤다. 닐슨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실시한 소비자 조사 '쇼퍼 트렌드'에 따르면 편의점 이용 목적으로 '음료· 스낵·담배 구매'를 꼽은 응답 비율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했으나 반대로 '생활필수품 구입'이나 '식자의 조달' 비율은 신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일자 일본 유명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도 게재됐다. 다이아몬드는 닐슨코리아의 리포트에 바로 앞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편의점이 유독 부진한 현상을 소비자의 구매 이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기사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닐슨은 한국 편의점 산업이 일본과 유사한 환경에 직면했다고도 분석했다. 신규 점포 출점 제한 등으로 점포수 증가 이외의 방식으로 성장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 저출산 고령화와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거시적 환경도 유사하다고 봤다. 주 노동 시간 상한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하거나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본부와 가맹점 사이 공정 거래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점 역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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