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이 `반도체株` 다시 담는 까닭은?
입력 2020-06-26 17:41  | 수정 2020-06-26 19:56
외국인이 이달 들어 반도체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종 대비 가격 매력이 있는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가 바로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반도체 관련주를 많이 담았다.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에는 리노공업이, 12위에는 고영이 올랐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만드는 기업이고 고영은 반도체 생산용 납도포 검사기 등을 생산한다. 하반기 경기 회복과 함께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실제 경제지표보다 앞서 움직인다. 최근 개선된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는 건 반도체 업황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달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직전월 대비 15.8% 늘어났다.
KB증권은 내구재 주문 증가율 추이가 반도체 업종 주가와 밀접하게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내구재 주문이 설비투자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설비투자가 늘 때 반드시 필요한 부품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1~20일 한국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7.5%) 감소에 그쳤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바닥은 반도체 수출 바닥이라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가격 매력도 외국인 매수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에도 큰 반등 폭을 보이지 못했다. 소프트웨어 종목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4월 초 16만~17만원대였다가 단숨에 27만원대까지 오른 것과 대비된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때는 성장성 있는 대형주 위주로 들어온다"면서 "지금 소프트웨어 업종에 비해 반도체는 가격 매력이 있어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이 완전히 반도체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들의 6월 자산 비중 재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반도체주로 돌아왔는지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달 둘째 주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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