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누구말이 맞나…경실련 52% vs 국토부 14%
입력 2020-06-25 16:01  | 수정 2020-07-02 16:07

문재인정부 3년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놓고 시민단체와 정부 간 공방이 벌어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3일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1.8%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뒤 국토교통부는 14.2%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경실련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자 25일 경실련은 국토를 향해 가짜뉴스를 만들지 말고 근거를 제시하라고 밝혔다.
이날 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가짜뉴스를 만들지 말고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3년간 14% 인상'됐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실련은 6억원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3억원 올랐다고 본 반면 국토부는 8500만원 올랐다는 것"이라며 "국토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왜 21번이나 대책을 남발하고, 시민들을 괴롭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경실련은 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근거로 문재인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약 52%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명박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3% 떨어졌고, 박근혜정부에서는 약 29% 올랐다. 문재인정부 3년간 상승률이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간 상승률의 2배에 이르는 셈이다.

국토부는 24일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 시기인 2017년5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4.2%"라며 경실련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국토부는 "KB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52% 상승했다는 통계는 시장 상황을 과잉 해석할 여지가 있다"며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저가 노후 아파트 멸실 및 신축 고가 아파트 신규 공급에 따라 상승하는 측면이 있어 시계열로 단순 비교 시 실제 상황에 비해 과도한 집값 상승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25일 "국토부는 근거도 공개 못하는 조작된 (감정원의) 보고자료를 근거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14%라는 변명만 하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 시절인 1970년대부터 주택가격 통계를 작성했다. 수십 년 통계를 작성하던 기관의 자료가 부정확하다면 그 근거부터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감정원의 '지역별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지수값이 2017년 5월 93.8에서 2020년 3월 136.3으로 42.5%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부는 집값 안정세를 주장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주택가격 동향 조사만을 인용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국토부가 오히려 시장 상황을 과잉 축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경실련은 "감정원 통계가 잘못된 것이라면 지금 당장 부동산 통계체계를 바로 잡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며 "그간 잘못된 통계로 국민을 속이려 한 책임자, 관료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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