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찜질방서 잠자고 백화점 앞에 새벽 6시부터 줄섰어요"…역대급 쇼핑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프리 오픈에 인산인해
입력 2020-06-25 15:57 
25일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열린 면세명품대전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정식행사 시작 하루 전에 진행된 이날 프리 오픈 행사에는 개장 전부터 400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사진 제공 = 롯데쇼핑]

앞으로 2주간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 장기화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들을 돕고자 정부와 유통업체가 함께 나선 만큼 소비자들도 다른 세일보다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분위기다.
25일 동행세일에 하루 앞서 면세 재고품 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 노원점에는 개점을 시간을 30분 앞두고 이미 3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몰려 줄을 섰다. 가장 처음 줄을 선 최영자 씨(59)는 "오전 6시가 조금 넘어 백화점에 도착했다"며 "혹시나 대기 시간이 길까봐 아들과 백화점 인근 찜질방에서 잤다"고 말했다. 매장이 문을 열고 최씨가 입장한 뒤 오전 11시 가까이가 되자 줄은 700명 가까이로 불어났다.
롯데백화점 측은 명품업체들과의 계약을 이유로 사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품목을 밝히지 않았다. 어떤 브랜드가 어느 정도 저렴하게 판매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700명이 넘는 고객들이 비를 뚫고 매장에 집결한 것은 면세점 명품 재고 판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노원점에서는 발렌티노·끌로에·페라가모 핸드백, 알렉산더 맥퀸의 운동화, 생로랑의 지갑 등이 백화점가 대비 20~30% 저렴하게 판매됐다. 핸드백은 대부분 1~2점, 지갑과 벨트류는 4~5점 입고된 탓에 오전이 넘어가기도 전에 끌로에 핸드백 매대 80% 가량은 비어 있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핸드백은 재고가 많지 않다"며 "언제 다시 상품이 들어올지, 추가재고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동행세일의 전초전이었던 이날 분위기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26일부터 전체 유통채널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상품권 증정, 할인 행사 등을 통해 내수 살리기 대열에 동참한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 판매 활성화의 취지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은 '코리아 패션마켓'을 열고 의류, 잡화 등을 최대 70% 싸게 판다.
하루 앞서 25일부터 동행세일에 나선 마트 업체도 패션, 식품 등 협력업체의 재고 소진을 돕기 위해 할인행사를 마련했다.
전통시장·상점가 등 633곳도 동행세일에 참여한다. 구매금액의 20%(최대 4만원)을 온누리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전국 동네슈퍼 5000여곳도 농산물과 공산품 20여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삼성, LG,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매장에서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과 함께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권, 포인트 등 행사가 마련됐다.
16개 온라인몰도 동참하면서 집에서도 동행세일을 즐길 수 있다. 위메프, 티몬, G마켓, 쿠팡, 11번가 등에서 식품, 생활용품 등 총 584개 상품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동행세일 온라인 기획전을 연다.
오프라인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방역 문제도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5일 명품 재고 할인 행사를 찾은 고객들 사이에서는 방역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매장 오픈도 전에 수백명이 줄을 선 가운데 백화점 측은 '사회적 거리를 지켜달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직원들을 배치했지만 실질적으로 2m 이상 간격을 두고 줄을 선 고객들을 찾기는 힘들었다. 매장에 들어갈 고객 50명씩을 분리해내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인파가 매장 앞에 간격을 거의 두지 않고 매장 앞에 집결하는가 하면, 줄 선 고객들을 매장 안으로 안내하면서 수백명이 2m가 채 안되는 입구로 몰리기도 했다. 점포 밖에는 체온을 측정하는 도구가 없었고, 점포 내 명품대전이 열린 매장 안까지 진입해서야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가 진행됐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12살 딸과 백화점을 방문했다는 나 모씨(41)는 "번호표가 없이도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들어가는 사람들을 봤다"며 "매장에 딱 50명 고객만 들어가는 아닌 것 같고 사람들 사이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50대 후반 A씨도 "코로나 방역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불안하지만 혹시 살 수 있는 물건이 있지 않을까 해서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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