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커튼콜] 뮤지컬 ‘렌트’, 진부함 너머의 가치…롱런의 비결
입력 2020-06-25 13: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공연리뷰>[커튼콜] 뮤지컬 ‘렌트, 진부함 너머의 가치…롱런의 비결
뮤지컬 ‘렌트의 생명력은 20년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았다. 얼핏보면 올드하고 진부해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깊은 의미는 정제되고 진화했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가이자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동성애, 에이즈, 마약 같은 당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1996년 미국 초연 당시 ‘올해 최고의 작품_뉴욕 타임즈 등 언론의 찬사와 함께 ‘Rent-Heads(렌트 헤즈)라는 팬덤 문화를 일으키며 브로드웨이를 뒤흔들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초연 후 7시즌을 공연해오며 두터운 팬층을 만들어왔다. 뮤지컬 배우들 역시 가장 무대에 오르고 싶은 작품으로 꼽을 정도로 ‘렌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정도. 최정원, 조승우, 윤공주를 비롯해 정선아, 김호영, 최재림 등이 ‘렌트를 거쳐갔다.
그러나 1990년대 미국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가난한 예술가 청년들의 이야기는 2020년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떠오른다. 동성애, 에이즈, 마약 중독 등의 소재는 당시엔 센세이션했을지 몰라도, 이제 이런 소재들은 진부하고 올드해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트만의 차별화된 감동은 여전히 남아있다. ‘렌트의 모든 인물들은 집세(Rent)를 내지 못하는 경제적인 위기에 처해있고, 당시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에이즈를 앓고 있다. 이들에겐 오직 오늘 뿐(No day but today)”이다.
‘렌트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다른 어느 때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맞닿아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잠식되어가는 지금이기에, 취업난에 몸살을 앓으며 경제적으로 고립되어가는 청년들이기에 지금 이 무대가, 삶이 더욱 소중하고 가치가 크다는 것.
로저 역에 오종혁, 장지후, 마크 역에 정원영, 배두훈, 미미 역에 아이비, 김수하, 엔젤 역에 김호영, 김지휘, 콜린 역에 최재림, 유효진, 모린 역에 전나영, 민경아, 조앤 역에 정다희, 베니 역에 임정모, 신현묵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렌트는 오는 8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shinye@mk.co.kr
사진│신시컴퍼니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