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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블랙홀된 SK바이오팜…개미도 올인
입력 2020-06-24 17:30  | 수정 2020-06-24 20:13
24일 서울 중구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을 위해 상담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SK바이오팜 일반 공모청약엔 31조원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승환 기자]
SK바이오팜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957만8310주를 모집한다.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4만9000원으로 확정하며 공모 규모는 9593억원에 달하게 됐다. 공모가 기준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이다.
시장에선 SK바이오팜의 신약과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가치를 평가한 기업 가치를 5조~6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또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을 개발해 임상 1상 이후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했다. 현재 재즈사는 이후 추가 개발을 통해 미국, 유럽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재즈사로부터 판매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게 되며, 아시아 12개국에서도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장 이후 최소 7만원대 이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 주식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9월 코스피200 조기 편입까지 유력해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SK바이오팜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을 제외한 유통 주식 비율은 약 20%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중 기관 물량은 대부분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에 묶여 상장 초기 유통 주식 수는 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 중 81%가 의무보유확약을 내걸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투자자가 상장 이후 특정 기간 동안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또 주가가 공모가 수준만 유지해도 코스피200 구성 종목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패시브펀드의 자금이 유입돼 중장기 주가 흐름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상장일부터 15거래일간 평균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보통주 가운데 상위 50위 이내일 경우 특례로 코스피200 조기 편입이 가능하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적은 유통 물량은 주가 상승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SK바이오팜의 코스피200 조기 편입은 무난할 것"이라며 "코스피200 추종 자금을 6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SK바이오팜에 유입되는 코스피200 추종 패시브 자금은 9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4일 각 증권사 지점 등에도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일반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중구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는 오후부터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을 위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10억원의 증거금을 준비했다는 60대 개인 투자자 홍 모씨는 "마지막까지 공모주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청약 첫날부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듣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청약에서 약 1억원을 청약한 투자자는 13주 정도를 배정받게 된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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