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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공모 청약에 31조원 몰려…역대 최대
입력 2020-06-24 16:46 
SK바이오팜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23일과 24일 양일간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24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팜 공모 청약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NH투자증권]

글로벌 신약 개발기업 SK바이오팜이 30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일반 공모청약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세웠다.
24일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SK바이오팜 일반 공모청약에 청약증거금이 30조9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IPO 사상 최대 금액이다.
최종 청약 경쟁률은 323.03대 1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 325.17대 1, △한국투자증권은 351.09대1 △SK증권 254.47대1 △하나금융투자 323.24대1을 기록했다.

기존의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은 제일모직이었다. 제일모직이 지난 2014년 진행한 공모주 일반 청약에 30조6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이어 2010년 삼성생명(19조8900억원), 2014년 삼성에스디에스(15조5500억원) 순이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FDA의 판매허가신청(NDA) 승인을 독자적으로 획득한 기업으로 상장 준비단계에서부터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1993년부터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집중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의 NDA를 완료했다. 국내에서 FDA 승인을 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한 기업은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SK바이오팜은 이날 공모 청약을 마친 뒤 내달 2일 코스피 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범위인 4만4100원에서 9만8000원 범위에서 결정되고 시초가에서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첫날 종가는 3만870원에서 12만7400원 사이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IPO 흥행 요인으로는 공모가를 낮추면서 투자매력을 크게 높인 점이 꼽힌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 밴드 자체가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3조8300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의 기업 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EV/파이프라인(Pipeline) 기반으로 산출됐다. EV/파이프라인은 기업 가치가 파이프라인 시장 규모의 몇 배 인지를 나타낸다. SK바이오팜의 주요 파이프라인 기대 시장 규모는 세노바메이트 4517억원, 솔리암페톨 1207억원, 가리스바메이트 777억원을 합산한 6601억원으로 추정됐으며 EV/파이프라인 7.2배를 적용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EV/파이프라인 기반의 밸류에이션은 타겟 질환 시장에서 이미 판매 중인 기존 약물 대비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약물의 경쟁력을 미반영한 것"이라며 "주요 파이프라인의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를 보았을 때 향후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은 현재 EV/파이프라인 기반의 밸류에이션에 반영된 점유율보다 충분히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이 지난주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참여 기관 1076곳 가운데 9.6%가 공모가 밴드 상단인 4만9000원을 써냈고 90.4%는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적었다. 수요 예측 참여 평균 가격은 5만 8617원이었다.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정해도 큰 무리가 없어보였지만 SK바이오팜은 기존에 정해진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대신 기관 투자자 물량이 대거 보호예수로 묶이면서 수급 측면에서 상장 직후 주가 강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상장 이후 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75%에 달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의 83.5%가 확약에 참여한 만큼 15%가 배정된 기관투자자 물량 대부분이 보호예수에 묶여 상장 초기에는 공모청약으로 풀린 개인투자자들의 물량 5%만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200 조기 편입 이슈도 대기 중이다. 신규상장종목 중에서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장 전체 종목 중 상위 50위 이내인 종목은 정기 변경일 이전에 구성종목으로 선정될 수 있다. 여기서 시가총액은 신규상장일로부터 15매매거래일 동안의 일평균 시가총액이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 편입되기 위한 시가총액 기준을 4조2000억원, 주가로는 5만4100원선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200 조기편입조건을 달성할 경우 지수 편입예정일은 9월 11일이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작은 유통물량은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장초기 기관투자자의 청약물량 중 상당분은 의무보유확약에 묶여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200 추종자금을 60조로 가정할 경우 코스피200 조기 편입시 SK바이오팜에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은 9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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