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핫이슈] 무리한 정규직화에 "로또 취업" 부글부글 끓는 청년들
입력 2020-06-24 14:31  | 수정 2020-07-01 14:37

공정에 큰 가치를 두는 청년세대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하기로 하자 취준생들이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스펙쌓고 공부하는 이들이 넘쳐나는데 알바로 공사에 들어갔다가 운좋게 정규직 자리를 얻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기회가 공평하지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중단하라"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요" 등의 청원이 줄줄이 등장했고 동의도 13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여기 들어가려고 공부하는 취준생과 현직자는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1700명의 현직자들은 1000대1을 넘는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고 지적한데 이어 "기존의 방법으로 입사를 차곡차곡 준비하던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어렵게 입사한 기존의 정규직 직원들도 반발하고 있고, 공사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다른 비정규직들도 공평하지않다며 동요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대학생들이 꼽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로 꼽히는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직후 직접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를 선언한 사업장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문대통령의 공약을 무리하게 실천하려다 벌어진 일이다. 고용의 안정성을 위해 정규직화가 필요하지만 공정성을 훼손하고 다른 사람의 기회를 뺐는 것이선 곤란하다. '어쩌다 정규직'이 속출하고 '로또 취업'이 현실화 된다면 가팔라지고 있는 고용절벽에 허덕이고 있는 청년들의 박탈감과 실망감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무리한 정규직 전환 정책의 부작용을 들여다볼 때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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