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한매체,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마저 대거 삭제
입력 2020-06-24 10:43  | 수정 2020-07-01 11:05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외선전매체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기사 여러 건이 일시에 삭제됐습니다.

오늘(24일) '조선의 오늘'과 '통일의 메아리',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 보도된 대남비난 기사 13건이 반나절도 안 돼 모두 삭제됐습니다.

조선의 오늘에서는 전 통일부 장관의 입을 빌어 남측 정부를 비판한 '뼈저리게 통감하게 될 것이다' 기사를 비롯해 총 6개의 기사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통일의 메아리도 남북관계의 파탄 책임을 남측으로 돌린 '과연 누구 때문인가' 등 2건, 메아리에서는 주민 반향 등을 포함한 4건이 삭제됐습니다.


북한 전 주민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자에 전단 관련 비난 기사를 일절 싣지 않았습니다.

이들 매체는 전날까지만 해도 연일 대남 비난 기사를 실으며 적대 여론몰이에 주로 이용돼 왔습니다.

이 같은 기사 삭제 조치는 이날 오전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6.23)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대남전단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이튿날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는 "삐라(전단)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22일에는 자신들은 보복용으로 대남전단 1천200만장과 풍선 3천여개를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선전매체에서 전단 살포에 나서겠다고 위협하는 기사를 삭제하면서 북한이 대남전단을 뿌릴 가능성이 작아졌습니다.

그간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로 남측을 맹비난했던 북한이 당 중앙 군사위원회 예비 회의를 계기로 급격히 긴장 수위를 낮추며 완화 분위기로 전환하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남북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그해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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