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일파만파…1인 시위에 민노총 재협의 요구
입력 2020-06-24 08:45  | 수정 2020-06-24 09:19
지난 23일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장기호 인천공항공사 노조 위원장이 보안검색요원 직접 고용 철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신분을 전환해 직접 고용하기로 한데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안검색요원들과 한솥밥을 먹어야 하는 공사 정규직 노조는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인천공항 다른 직종에서도 직고용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은 14만명을 넘어섰다.
항만 등 국가중요시설에 근무하는 특수경비직들도 동요하고 있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정규직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전날 오전 8시부터 공사 1층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며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정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1인 시위 첫 주자로 나선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위원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보안검색 직원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노노갈등이 양산되고, 자회사 100% 완전고용을 원하던 직원들조차도 채용시험에서 탈락을 우려하며 동료끼리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누구를 위한 정규직 전환인지도 모르는 졸속 발표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돼 근무중인 다른 직종에서도 공사 직고용 요구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공사가 발표한) 청원경찰 도입을 새로운 쟁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24일 3차까지 진행된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추가로 운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에 추가 협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보안검색지회와 특경대지회는 인천공항공사를 겨냥해 "노조를 배제한 일방적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면서 "보안경비 분야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을 세운바 있다.
인천공항 밖에서는 이번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결정이 공정 경쟁을 해친다며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중단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글에는 24일 오전 9시 20분 현재 14만8000여명이 동의하며 부글 부글 끓는 민심을 반영했다.
청원인은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면서 "사무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하는 게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적었다. "열심히 취업을 준비해 온 사람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이것이 공정이고 정의냐"며 울분을 토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 인천공항의 결정은 단순히 2143개 신규일자리(공사 직고용 규모)를 없애 버린 게 아닌 수십만 청년들의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찬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항만 등 국가중요시설에 근무하는 특수경비원들의 동요도 시작됐다.
인천항 시설에 대한 보안·경비·시설보호·질서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인천항만보안공사(인천항만공사 자회사)에는 청원경찰 81명과 특수경비직 27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137명은 인천항만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보안구역에, 나머지는 북항 남항 등 민간이 운영하는 사업장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해 경비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중 민간 사업장에 근무하는 특수경비직은 임금이나 대우가 청원경찰 보다 낮아 인천공항 사례를 계기로 청원경찰로 전환되길 희망하는 직원이 점점 늘고 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