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WTO 사무총장 도전…내일 출마 선언
입력 2020-06-23 17:43  | 수정 2020-06-30 18:05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합니다.

오늘(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내일(24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합니다.

앞서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이 되면 국익에 도움이 되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은 이번이 세 번째 WTO 사무총장 도전입니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과 2012년 박태호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했으나 최종 선출되지는 못했습니다.


차기 사무총장 선출 레이스는 브라질 출신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지난달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화했습니다.

후보 등록은 다음 달 8일까지로, 유 본부장이 후보 등록을 하면 현재까지 총 5명이 출사표를 던지게 됩니다.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변호사,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 등입니다.

후보자로 지명되면 3개월간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을 한 뒤 나머지 2개월간 후보자를 1명으로 압축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이 164개국 회원국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지도가 가장 낮은 후보가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최종 단일후보자를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방식으로 뽑습니다.

차기 총장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세진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헤쳐나가야 하며, 미·중 갈등 속에 흔들리는 WTO 위상을 다잡고, 개혁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됩니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데다, 코로나19의 모범적인 방역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 통상 전문가는 "WTO 164개 회원국들에 어떤 비전과 목표, 역할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라며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외교 공관의 역량과 정보를 집중해야 하는 치열한 외교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한 유 본부장은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로, 한미 FTA 체결 협상 당시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습니다.

2018년 1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돼 1948년 산업부 전신인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산업부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공무원의 별'이라고 불리는 1급 여성 공무원이자, 산업부 첫 여성 차관급 공무원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외신대변인을 지냈을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며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습니다.

유 본부장은 최근 각종 통상 관련 회의에서 ▲ 경제 민족주의 본격화 ▲ 글로벌 공급망 재편 ▲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등을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로 꼽은 뒤 "약화한 WTO 규범 제정 능력을 복원하고, 디지털 분야의 통일된 국제규범이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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