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스카 유일 흑인 레이서 차고에 `올가미` 발견…흑인 증오범죄에 美발칵
입력 2020-06-23 15:20  | 수정 2020-06-30 15:37

미국 최대 자동차경주대회 나스카(NASCAR)의 흑인 드라이버 버바 월러스의 차고에서 올가미가 발견돼 미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올가미는 20세기 초 백인 우월주의 집단이 흑인을 처형할 때 사용했던 도구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2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나스카는 전날 남부 앨라배마주에 있는 경주장의 월러스 차고에서 올가미를 확인하고, FBI가 이튿날 현장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차고 안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토대로 올가미를 두고 간 용의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월러스는 나스카의 유일한 흑인 풀타임 드라이버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문구를 레이싱카에 붙이고 경주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 나스카 측도 최근 150여년 만에 백인 우월주의와 노예제 유지를 주창했던 남부연합의 깃발을 더 이상 내걸지 않겠다고 밝히며 반(反)인종차별 움직임에 합류했다. 이에 일부 백인들은 '나스카를 보이콧하라(defund NASCAR)는 메세지를 앞세워 이런 기류에 반발하기도 했다.
월러스는 사건 당일 성명을 내고 "인종주의와의 싸움을 얼마나 더 지속해야 하는 것인지 고통스럽다"면서도 "이 일이 나를 망가뜨리진 못한다.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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