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2월부터 무색페트병은 따로 분리수거…경비아저씨는 `골치`
입력 2020-06-23 13:51 
페트병 재활용 체계 및 제품

12월부터 전국의 모든 아파트는 무색 페트병만을 따로 분리 수거 해야 한다. 무색 페트병은 재활용시 유색 페트병보다 부가가치가 배로 높다. 환경부는 이같은 무색 페트병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활용도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22일 수거단계에서 깨끗한 투명페트병이 모일 수 있도록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올해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단독주택은 2021년 12월부터 시행한다.
그 동안 페트병은 녹색, 갈색, 청색 등 색상이 다양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분리가 어려운 금속마개, 종이라벨 등이 부착됨에 따라 재활용공정의 효율성이 낮고 재생원료의 품질저하가 발생 해왔다. 이로 인해 고부가가치 재활용섬유 원료로 사용되기 어려웠고, 이는 재활용산업의 고도화를 가로막는 저해요인이었다. 그간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 및 의류는 전량 수입 폐페트병으로 제작(연 2.2만톤 수입 추정)해 왔다. 국내 폐페트 생산량 중 약 10%만 고품질로 재활용(29만톤 중 2.8만톤)되는데 그쳤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2월부터 서울, 제주, 천한, 김해, 부산 지역에서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사업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후 기업과 협업을 통해 이렇게 수거한 무색페트병을 고품질 재활용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플리츠마마, 효성티앤씨에서 니트재질 의류 및 가방을 제작했다. 블랙야크, 코오롱에프앤씨, 티케이케미칼에서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로 기능성 의류를 생산했다. 에스엠티케이케미칼은 천안시에서 별도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으로 화장품병을 제작하여 병에서 다시 병(B to B, Bottle to Bottle)을 만드는 고품질 재활용 생산도 이달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23.7만톤(2014년 대비 5만톤 증가)의 페트를 재활용했으나, 대부분 부직포, 솜 등 단섬유로 재활용(55%)되고 있다. 향후 시범사업의 성과와 같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섬유 재활용(의류 등)으로 10만 톤까지 확장 시 약 4,200억 원의 신규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책의 성패'가 아파트 경비아저씨 손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월부터 서울에서는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데 여전히 무색페트병을 따로 분리배출을 숙지하지 못한 주민이 많았다. 또 배출시 페트 겉면을 둘러싼 라벨을 제거와 액체 내용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이 제대로 된 재활용을 위해 선행돼야하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아파트 주민들은 페트병을 그냥 내다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부 아파트의 경우 경비원이 직접 라벨을 손으로 떼거나 잘못 버려진 페트병을 재분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 측도 시범사업 도중 "일부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거함 설치 지연되고 단독주택의 경우 분리배출 정착이 미흡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향후 현재 포장재 재질이 표기된 분리배출표시에 배출방법을 병행하여 표시하도록 개선하고 이를 적극 국민들에게 홍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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