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감염병 전문병원 탈락한 대구시 "전문병원 유치 계속 요구할 것"
입력 2020-06-23 13:20  | 수정 2020-06-30 13:37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시가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실패하면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유치에 실패하자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 정치권 등에서는 대구경북 홀대론 등을 내세우며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지역 시민단체들은 행정기관과 의료계 정치권 등의 노력 부족으로 인해 실패한 것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8일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이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양산부산대병원을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한 바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해당 지역의 감염병 치료와 연구, 인력양성 등을 맡는 병원으로 영남권 병원은 대구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을 맡는다. 대구시는 이번 공모에서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등 4곳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탈락했다.

이처럼 감염병 전문병원 공모에서 4개 대형병원이 모두 탈락하자 시와 지역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임과 동시에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방역 모범도시"라며 "대구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최적지임에도 양산부산대병원을 선정한 것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도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는 대구경북 시도민과 의료계를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연이은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현 정권의 패싱과 홀대로 550만 시도민의 분노가 폭발 직전에 있다"고 비판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250만 대구시민과 대구 보건의료계의 결집된 역량과 경험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참담한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발에 대해 보건복지 관련 시민단체들은 시와 의료계 등이 '반성'은 없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역시민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위기 대응 대구공동행동은 "상급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지역 4개 대학병원이 신청해 물량 공세만 펴다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탈락한 것에 대한 성찰은 찾을 수가 없다"며 "탈락의 책임을 모두 중앙정부 탓으로 돌리니 진정성 없는 변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탈락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영남권역에 대해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설립을 계속 요구할 계획이다. 영남권역 병원으로 지정된 부산양산대병원은 영남권 1300만 인구를 고려하면 활용성이 떨어지고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는 판단에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영남권은 인구가 1300만 명인데 불구하고 530만 명의 충청권(순천향대 천안병원)과 520만 명의 호남권(조선대병원)과 같이 권역별로 1곳만 설치한다는 것은 인구 구성에서도 맞지가 않다"며 "영남권에 감염병 전문병원 한 곳이 더 유치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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