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원 16명 집단 확진 러시아 선박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20-06-23 11:09  | 수정 2020-06-30 12:07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에서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선원과 작업자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좁은 통로를 오가며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대규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전날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A호(3933t) 승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역소 측은 1주일 전쯤 발열 증세로 러시아 현지서 하선한 A호 전 선장이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선박 대리점 신고를 받고, 선박에 승선해 선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러시아 선원들은 물론 한국 작업자들조차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좁은 통로를 지나며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러시아 선박에 승선해 작업한 노조원들이 선박 내 냉동고 온도가 영하 25도에 달하는 등 작업 여건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못했고, 육상 조합원 역시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작업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항운노조원과 러시아 선원은 너비 1∼2m 정도인 선박 통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수시로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러시아 확진자 16명과 밀접 접촉한 사람은 61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진단 검사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예정이다. 또 러시아 선원과 접촉한 나머지 100여 명의 항운노조원은 24일 주거지 보건소에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만약 이들 항운노조원 중 2차 감염자가 나오면 또 다른 지역사회 내 소규모 집단감염을 유발해 대규모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 16명의 검사 비용과 입원 치료비 등은 국제관례와 인도적인 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