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난지원금 반짝 회복 끝났나…소비심리 다시 위축
입력 2020-06-23 09:04  | 수정 2020-06-30 09:05

강원도 춘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이달 들어 손님이 크게 줄어 근심이 많습니다.

지난달 꽤 많이 들어오던 지역사랑상품권은 이달 초부터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은 시민이 많은데 상품권이 안 들어온다는 것은 이제 음식점 등에서 쓸 돈이 별로 없다는 얘기입니다.

A 씨는 "상품권 사용이 늘면서 반짝 매출이 오르더니 최근에 다시 하락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손님 발길이 더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강원지역에 풀린 금액은 4천345억 원에 달합니다.

이 덕분에 5월 소비자 심리지수도 전월 76.3포인트에서 82.8포인트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매출이 전국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강원도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소비가 절정을 이룬 지난달 말 이후 소비 심리는 다시 위축되고 있습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다양한 신용카드에 포인트로 지급된 경우가 많아 자치단체가 해당 지역별로 어느 업종에 얼마나 쓰였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지자체들은 신용카드 포인트 외에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지역은행 상생카드 등 여러 형태로 정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긴급생계자금을 풀기도 했습니다.

대구시가 4월 초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 54만명에게 긴급생계자금으로 쓰라며 지급한 선불카드는 한도(2천174억5천만 원)가 다 차 갑니다.

지난 15일 현재 카드 사용금액은 1천941억7천여만 원으로 한도 금액의 89%에 이릅니다.

사용처는 중소형 마트가 28.1%로 가장 많고 음식점(18.7%), 정육·제과·농축수산물 판매점(15.7%), 의류점(4.7%) 순입니다.

생계자금이 풀린 4월 중순부터 매출에 회복세를 보인 골목 상권은 이달 들어 코로나19 초기로 다시 돌아가는 분위기입니다.

안경원을 운영하는 K 씨는 "생계자금이 풀린 직후부터 손님이 반짝 늘어나긴 했지만, 이제 소비자들이 지갑을 잠근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지난달 중순 눈에 띄게 매출이 증가한 매출이 급락세라고 입을 모읍니다.

재난지원금 중 '광주 상생카드'로 지급된 것만 놓고 보면 결제액이 5월 셋째 주 111억 원을 기록했다가 이달 둘째 주에는 40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14일 현재 선불 상생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 사용액은 666억2천700여만 원입니다.

시민들은 일반·휴게 음식 16.75%, 제과·정육·농수산물 13.04%, 헬스·이미용·안경·사우나 4.36% 순으로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한 식당업주는 "재난지원금 지급 후 한때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는데 최근 며칠간 3분의 1은 줄어든 것 같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한 번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울산 한 마트 관계자는 "이제 긴급재난지원금을 거의 썼는지 손님이 좀 줄어들고 있다"며 "그나마 지역사랑상품권인 '울산 페이'에 기대를 거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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