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난지원금 소진`에 4월로 돌아간 골목상권…다시 한숨만
입력 2020-06-23 08:34  | 수정 2020-06-30 08:37

경기도 의정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이달 들어 고민이 늘었다. 손님이 전달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지역사랑상품권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달 초부터는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는게 A씨의 설명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안들어온다는 것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다 썼다는 의미다.
A씨는 "지난달 상품권 사용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코로나19 재유행까지 나오면서 손님들 발길이 더욱 줄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을 대상으로 지급하면서 5월 소비심리 지수도 상승했다.
실제 지난달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으로 전월(70.8)보다 6.7포인트나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2003~2019년 중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하며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소비가 절정을 이룬 지난달 말 이후 소비 심리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수원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B씨의 상황도 A씨와 비슷하다.
B씨 역시 5월 한달간은 전달보다 매출이 올랐지만 같은달 말부터 매출이 서서히 줄어들더니 이달 들어서는 3~4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역시 이유는 긴급재난지원금 소진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도 소비심리를 더욱 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발로 시작된 수도권 집단감염은 이후 쿠팡 부천물류센터, 방문판매업체, 교회 소모임, 요양시설 등 다양한 곳을 통해 전국으로 퍼지는 상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2∼3월에 걸쳐 4월까지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에 2차 유행이 촉발돼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발적인 발생을 '대유행'이라고 한다면 이런 대유행은 아니지만 2차 지역사회 감염은 유행하고 있다"고 거듭 설명하면서 "이런 유행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그 유행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병상을 마련하는 등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백신·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의료·방역체계·사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속도를 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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