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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전과자’ 강정호, 뒤늦은 사과에 ‘싸늘한 여론’ 되돌리기 어려운 이유
입력 2020-06-23 05:30 
강정호가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갖는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음주운전 전과 3범 강정호(33)가 드디어 사과를 위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다. 직접 고개를 숙이는 첫 자리이지만,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강정호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의 3차례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야구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KBO리그에 강한 복귀 의지를 나타낼 것도 예상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 지내던 강정호는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귀국 즉시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가 지난 19일 해제됐다.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복귀까지 여러 산을 넘고 있는 강정호다. 실력으로 봤을 때 강정호의 복귀는 문제가 없지만, 3차례 음주운전은 강정호를 따라다니는 족쇄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던 2016년 12월, 서울 삼성동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렀고, 조사 과정에서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실까지 드러났다.
결국 음주운전 ‘삼진아웃이 적용된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로 인해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18시즌 비자를 발급받아 피츠버그에 복귀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지난해에도 65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169로 부진하며 방출 수순을 밟았다. 갈 곳이 없어진 강정호는 마지막 선택지인 KBO리그를 두들겼다.
KBO리그 복귀에 앞서 강정호에 대한 징계가 먼저 나와야 하는 상황. KBO는 지난달 2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2014시즌 이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KBO리그에 복귀하려면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가야 한다. 키움은 일단 강정호의 사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정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야구팬들의 반감은 여전히 거세다. 강정호는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해 성난 여론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일단 그동안 강정호의 행보로 인해 강정호에 대한 시선이 싸늘한 게 사실이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강남경찰서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너무 죄송하고, 야구로 보답하는 일 밖에 없다”는 다소 뻔뻔한 반응으로 공분을 샀다. 이후 공식적인 사과 없이, 소속사를 통한 사과문만 내놨다. 음주운전 이후,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2018년 4월이었다.
이번 상벌위원회에도 사과문을 제출했는데, 컴퓨터로 작업한 사과문에 자필로 서명한 것이었다. 진지하게 반성을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행동들이었다. 상벌위원회에도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인 김선웅 변호사(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전 사무총장)를 출석시켜 소명했다. 강정호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에 머물렀다. 이런 행동들을 통해 강정호가 과연 뼈저리게 반성하는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강정호가 큰 제약 없이 KBO로 복귀한다면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미 음주운전이 적발된 야구선수들은 야구인생이 꼬여버렸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박한이는 옷을 벗었다. SK와이번스 강승호도 다시 그라운드를 밟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단순 적발된 삼성 최충연은 한 시즌 이상을 쉬어야 한다. 강정호가 전성기 기량을 되찾아 뜨거운 스윙을 한다면 강정호만 좋은 것이지, 팬들은 박탈감만 느낄 수밖에 없다.
일부 팬들은 사과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곤 쇼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강정호가 어떤 방식으로 사과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또 다시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망발을 한다면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
이미 반성문을 통해 연봉 환원 등을 제시한 강정호가 어떻게 사과를 실행에 옮길지, 구체적인 방법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성난 여론을 돌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정확히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 4년이 지난 뒤 때늦은 사과 기자회견이다. 자신의 진정 어린 반성과 사과를 야구팬들에게 전하기에 너무 시간이 지나버렸고, 야구팬들의 시선 또한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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