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황태연 교수 "유교 전통 남아있는 한국이 세계 이끌어야"
입력 2020-06-22 17:07  | 수정 2020-06-22 18:06

백인 경찰관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방화, 약탈 등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지면서 미국 전역이 내홍을 겪었다. 시선을 밖으로 돌려도 미국과 주변국의 갈등 또한 날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유교적 민주공화국'이었고,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머스 제퍼슨은 '유교적 혁명가'라고 주장하는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상황을 '청교도적'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지난 1997년 'DJP 연합'을 제안한 김대중 정부의 막후실세이자 국내에서 '중도개혁주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설파한 학자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황 교수가 최근 공자와 근대국가 간 역사적 연관성을 추적하는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신간 '공자와 미국의 건국'을 내놨다.
황 교수는 22일 동국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 독립운동 세력들과 지식인들은 유럽의 잔재를 지우고 빈 자리를 유교적 내용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며 "독립선언문 첫구절부터 만인은 평등하게 창조됐다고 적혀 있어 성경이 불평등하게 창조됐다고 하는 것과 다르다. 청교도들을 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유교적·반청교도적 미국예외주의는 미국의 학계·문화·언론계 전반과 민주당 지지층의 정치문화에 의해 대변되는 반면, 미국 국부들의 유교적 건국정신과 배치되는 청교도주의는 미국 공화당과 그 지지층, 그리고 보수적 복음주의 종파들 사이에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lack lives matter' 시위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갈등해왔던 이같은 두 정신이 충돌한 것이라고 봤다.
황 교수는 미국과 충돌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서구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산주의 이론에 따르면 공산당은 군자당, 나머지는 소인당으로 위계적으로 해석한다"며 "공산당이란 명칭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어 역사적 한계에도 갇혀 있고 유교 부활은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미국이나 중국이나 호전적인 제국주의 측면이 강해 서로 싸우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유일하게 한국만 사회부터 경제까지 모든 영역에서 공자를 버린 적 없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일상에서 유교가 정치철학으로 체화돼 있다"며 "유교가 도덕적 소프트파워로 엄청난 위력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마스크를 유교적 체면 의식의 예로 들면서 "이런 유교 정신이 나라를 살리고 있다. 더 나아가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황 교수는 "문화, 도덕, 보건 등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나라가 되기 위한 기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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