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박신혜 인터뷰①] "유아인이 인간 박신혜를 이해해줘서 가슴이 저몄다"
입력 2020-06-22 14:42 
배우 박신혜 [사진 제공 = 솔트엔터테인먼트]

"유아인 씨가 인간 박신혜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를 이야기해준 게 인상 깊었어요."
2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신혜(29)가 영화 '#살아있다'로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박신혜는 도시에 좀비가 창궐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집에 갇힌 청년 김유빈을 연기했다. 김유빈은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또래 오준우(유아인)와 힘을 합쳐서 생존책을 모색한다. 두 배우가 같은 영화에 출연한 건 처음이다.
"유아인 씨는 어린 시절 많은 선배들과 작업하면서, 본인 이야기하기가 어려웠대요. 저 또한 어린 시절부터 연기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껴봤어요. 그래서인지 유아인 씨와 작품을 두고 이야기할 때, 동료 의식을 많이 느꼈어요. 또 제가 지금까지 얻었던 한류 스타 같은 수식어 이전에 인간 박신혜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아인 씨가 이야기해주는데, 가슴이 저미더라고요. 제 고생을 인정받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고는 완벽하게 이해해주지 못할 감정이죠."
배우 박신혜 [사진 제공 = 솔트엔터테인먼트]
2003년 이승환 '꽃'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데뷔한 박신혜는 근 20년 간 드라마, 시트콤, 영화,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해왔다.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 해외에서 사랑받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며 한류 스타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올해도 '#살아있다' 외에 '콜'의 개봉을 예정하고 있으며, 드라마 '시지프스'를 촬영하고 있을 정도로 쉴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늘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작품이 전부이기 때문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길은 새로운 작품을 하는 것뿐이에요. 고립된 상황을 보여주는 이번 영화는 지금 시기에 적합하지 않았나 싶어요. 장르적으로는 박진감이 넘치지만, 유빈이라는 캐릭터는 제게 쉼을 주는 배역이기도 했어요."
배우 박신혜 [사진 제공 = 솔트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유빈은 생존에 최적화한 인물이다. 등산이 취미라 로프와 아이스픽, 텐트 등 산행에 필요한 물품이 집에 가득하다. 이 아이템들은 그가 고립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실생활 속 박신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자동차에 물을 비치해둔다고 한다.
"영화 '터널'을 본 다음 차에 물을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어요. 일을 하다 보면 터널을 지나야 할 일이 생기잖아요. 차에 작은 사이즈로 물을 두 세 통 챙겨다녀요." 영화 '터널'은 운전을 하던 도중 터널이 무너지며 그 안에 갇힌 남성이 탈출 방법을 찾는 내용이다.
'#살아있다'는 손익분기점이 220만 명에 달한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급속도로 퍼진 이후 이 정도 스케일의 영화가 개봉하는 건 처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한동안 영화관 방문을 자제했던 관객들의 예매가 이 작품으로 쏟아지고 있다. 22일 오후 12시 30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아있다' 예매율은 42.9%이며 2위 '배트맨 비긴즈'의 8.0%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생존을 그린 스릴러예요. 아직 극장 방문을 두려워하는 관객들에게 '저희 영화 보러 와주세요' 라고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래도 오셔서 정말 유쾌하게 감상하실 수 있는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 무더운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보낼 수 있는 영화거든요. 보시면서 복잡한 감정들 훌훌 털어내셨으면 좋겠어요."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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