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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흑인 레이서 차고에서 올가미 발견...주최측은 `분노`
입력 2020-06-22 13:07  | 수정 2020-06-22 14:00
부바 월러스는 나스카 유일의 흑인 드라이버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나스카 경주대회에 참가중인 흑인 드라이버 대럴 부바 월러스 주니어의 소속팀 차고에서 올가미가 발견됐다. 2020년에 벌어진 일이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알라바마주에 있는 탈라데가 스피드웨이에 있는 43번 리차드 페티 모터스포츠팀 차고에서 올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주최측은 분노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매우 화가났다. 이 악랄한 행동을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즉각 조사에 착수했으며, 범인을 찾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그 범인을 이 스포츠계에서 축출할 것이다. 나스카에 인종차별을 위한 자리는 없다. 그리고 이같은 행동은 우리 스포츠를 모두에게 열려 있고 환영받는 스포츠로 만드려는 노력을 강하게 만들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러스 주니어는 나스카에서 활약중인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다. 그는 최근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적극적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게 진압당하며 외쳤던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고 레이싱카에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문구를 새겼다.
나스카도 최근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기의 게시를 모든 행사에서 금지시키며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가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당시 노예 제도를 지지한 남부연합 정부가 사용하던 국기로, 남부 지역 일부에서는 아직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경주가 예정됐던 탈라데가 스피드웨이 주변에는 남부연합기 금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등장했으며, 상공에는 남부연합기와 함께 '나스카 지원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너가 등장했다. 이날 경주는 악천후로 하루 연기됐다. 월러스 주니어의 차고에 올무를 설치한 범인도 이들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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