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라그룹, 삼성·LG DNA로 무장한다
입력 2020-06-22 11:43 

한라그룹이 건설 사업을 혁신할 건설부문 운곡(WG) 캠퍼스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 우경호 박사를 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지난번 LG전자에서 데려온 오창훈 박사(부사장)에 이어 한라는 외부 DNA를 적극 이식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라 건설 분야 계열사 (주)한라(대표이사 이석민)는 서울 잠실에 거점을 둔 한라 WG 캠퍼스 본부장에 우 박사를 임명했다고 22일 밝혔다. WG는 창업회장 고(故) 운곡(雲谷) 정인영 명예회장의 호에서 따왔다. 올해는 정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앞서 한라 자동차 부품 계열사 만도도 지난해 9월 판교에 WG 캠퍼스를 연 바 있다.
한라 WG 캠퍼스는 첨단기술연구개발팀인 'T-Lab(Technology Lab)'과 디지털 기반 신사업 조직인 'DI-Lab(Digital Innovation Lab)'으로 운영된다. 한라 WG 캠퍼스의 목표는 건설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전환(DT)을 융합해 신규 사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 신임 본부장은 "초연결, 초지능의 특징을 가진 4차 산업 혁명은 앞으로 우리의 주거환경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며, "한라의 건축 노하우에 IT기술을 결합해 시공에서 솔루션·플랫폼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라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계열사별로 WG 캠퍼스를 갖추고 인재 영입과 신기술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외부에서 수혈한 인재들이 눈에 띈다. 우 신임 본부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전기공학과 응용수학으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로 공학 박사를 취득한 인재다. 그는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서 건설·중공업 분야 신사업 기획을 맡았고, 최근에는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개발 담당을 지냈다.

만도 WG 캠퍼스의 수장도 LG전자 출신 오 부사장을 총괄 리더로 두고 있다. 오 부사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거쳐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반도체 광학소자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필립스조명 북미 최고기술책임자(CTO),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 스마트·에너지솔루션 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그가 이끄는 만도 WG 캠퍼스는 전기차(EV)와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을 전담하고 있고,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 순찰 로봇 '골리'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라 관계자는 "한라 WG 캠퍼스를 만들면서 '신사업추진조직' 구성을 완료했다"며 "한라 WG 캠퍼스와 만도 WG 캠퍼스는 건설, 자동차, IT에 걸쳐 첨단기술에 대한 새로운 밸류체인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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