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19 폭풍속 반전드라마 쓴 브라질펀드, 그러나…
입력 2020-06-21 15:19  | 수정 2020-06-21 22:37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브라질이지만 증시는 최근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증시 상승과 헤알화 단기 반등이 맞물려 한달새 30% 수익을 냈다. 그러나 브라질 신규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정지' 태세를 주문했다. 브라질 실물경제와 증시간 괴리가 크게 벌어지면서 증시가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데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대표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는 전날 대비 0.46%오른 9만6571.10 에 장을 마감했다. 3월 판데믹 선언 직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지만 3개월만에 무려 52% 오르면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한달새 30.6%수익을 냈다.
펀드별로는 멀티에셋삼바브라질(35.1%), 신한BNPP브라질(31.3%),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30.8%)등이 30%이상 성과를 올렸다.

브라질 증시 반등 원인으로는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경제활동 재개가 꼽힌다. 브라질은 원자재 수출이 주력 수입원인 만큼 원자재 가격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국가다.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지표 반등이 브라질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6월 중국 종합 PMI는 54.5로 큰 폭 상승했다. 5월 이후 두 번 연속 이어진 75bp(1bp=0.01%포인트)빅스텝 금리인하도 증시에 유동성을 더했다.
달러당 헤알화 가치도 올해 저점보다 올랐다. 달러당 5.9헤알까지 떨어졌던 헤알화 가치는 이달 초 4헤알대로 올라섰다. 다만 최근 금리인하로 조정이 나타나며 5.3헤알까지 다시 미끄러졌다. 헤알화 가치가 상승하면 외국인 자금이 브라질 증시로 유입되면서 증시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고,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도 환차익이 더해지면서 투자 성과가 개선된다.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의 회복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먼저 진정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이 당장 발목을 잡는다. CBNC에 따르면 브라질은 19일(현지시간)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3만2913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4만8954명에 달해 5만명에 육박한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죽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경기가 침체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브라질 경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브라질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1.5%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브라질 언론은 2분기 성장률을 -10% 안팎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밖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코로나19 방역 실패 및 경제 위축 책임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는 등 정세가 불안정하다는 점도 증시 및 헤알화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지지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증시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재정정책도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기준금리 수준과 환율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브라질 채권, 주식 투자 적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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