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페북에 광고 중단" "애플이 갑질"....격화되는 테크 공룡 보이콧
입력 2020-06-21 14:16  | 수정 2020-06-22 14:37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IT 기업 페이스북과 애플에 대한 미국 시민사회의 여론이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다.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광고 중단 운동이 시작됐고, 애플은 앱스토어에 대한 반독점 시비가 현지에서 뜨겁게 붙고 있다. 미국 하원의회가 오는 7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IT 기업들의 비대함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청문회를 여는 가운데 미국 시민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견제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아웃도어 회사인 노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이 인종차별적 콘텐츠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가짜뉴스들을 허용하는 정책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광고를 중단한다고 회사 트위트 계정을 통해 밝혔다. 또 다른 아웃도어 회사인 REI와 온라인 채용서비스 회사인 업워크(Upwork) 역시 7월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는다고 선언했다. 이런 광고주들의 선언은 현재 미국 시민사회에서 페이스북에 대한 반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현재 소셜미디어 상에는 '이익을 위해 증오를 확산시키는 것을 중단하라'(#StopHateForProfit)라는 해시태그가 확산되면서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이에 대해 "우리는 함께 한다"(Were in)이라는 메세지를 트위터로 내보냈다. REI 또한 "지난 82년간 우리는 사람을 이익보다 먼저 생각해 왔다"며 "우리는 7월 한달 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광고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캐롤린 에버슨 페이스북 글로벌비즈니스그룹장(VP)은 "개별 회사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투표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증오에 가득찬 포스팅들을 없애는 작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에 대한 공격여론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한 스타트업이 애플의 앱스토어 시스템 자체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기반 '베이스캠프'라는 스타트업은 'HEY'라는 이름의 유료앱을 앱스토어에 올렸는데, 애플을 통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애당초 앱스토어에 올릴 요건이 안되는 앱이었는데, 실수로 올라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베이스캠프'의 CEO 제이슨 프리드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애플이 개발자와 고객들 사이에 부당하게 지속적으로 개입하려 하는 접근방식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성명을 냈다. 소비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유료앱을 다운로드받는 이유는 해당 앱을 구매하고 싶어서이지 앱스토어의 편의성 때문에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결제되는 금액의 30%를 자신들이 가져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법률책임자인 브래드 스미스 역시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20년전 (IT) 산업에 있었던 어떤 것보다 높은 장벽들을 쌓아둔 앱스토어들을 우리는 볼 수 있다"며 애플과 구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1년에 독점 문제로 회사가 쪼개지는 일을 겪었다. 미국 하원의회도 애플을 향한 공격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말 또는 내년에 반독점 법안을 만들기 위한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반독점소위원장)은 최근 IT매체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앱스토어 과금체계에 대해 "고속도로 강도와 같다"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애플이 (30% 정도로 높은) 과금체계를 견딜 수 없는 영세개발자들을 억누르고 있다"며 "진정한 경쟁이 시장에 존재한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여론은 실리콘밸리 IT 공룡들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 정치계와 유럽연합 정부의 법적조치들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이들 회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금년 하반기 중으로 구글에 대한 반독점 기소여부를 결정할 전망. 그런데 이 사건은 미국 각 주(state) 검찰들이 조사하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의 반독점 사건과 합쳐져서 사건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또한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혐의 조사를 연내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하원의회는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거대한 플랫폼, 데이터, 자금 등을 활용해 신규사업영역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반독점법률안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연내 입법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