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GM, LG화학과 동맹…EV 쏟아낸다
입력 2020-06-21 13:38  | 수정 2020-06-28 14:07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인 GM이 LG화학과 손잡고 미래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양사가 새롭게 제작한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3세대 전용 플랫폼 등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최대 22종의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10여년간 이어져 온 GM과 LG화학의 파트너십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최근 한국과 중동, 남미 지역 취재진들과 글로벌 간담회를 열고 GM그룹의 미래 전기차(EV) 전략을 밝혔다. 키퍼 대표는 "코로나 19 대유행 속에서도 GM의 전기차, 자율주행차 신제품 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LG화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배터리셀 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100달러 미만으로 낮췄고, 일본 혼다자동차와 함께 전기차·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캐딜락 리릭과 GMC 해머 전기차를 전세계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GM은 향후 몇 년간 우수한 연비의 내연기관 차량를 선보이는 동시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서부터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 트럭 등 다양한 차종에서 EV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GM은 올해부터 쉐보레와 캐딜락, GMC, 뷰익 등 브랜드별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내년 신형 전기차 10종을 포함해 2023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최대 22개 모델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 수년간 실적부진과 구조조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GM은 향후 5년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00만대를 달성하고 재도약에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켄 모리스 GM 자율주행·전기차 프로그램 부사장은 "GM은 차량 전동화와 관련 3000개 이상의 글로벌 특허를 출원했고 2020~2025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프로그램에 200억달러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3세대) 모듈형 플랫폼을 통해 1회 충전시 최대 64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다양한 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으로 구동방식에 따라 235~1000마력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GM의 3세대 전기차 모듈형 플랫폼(BEV3)은 19가지 조합으로 세단과 SUV, CUV, 트럭, 자율주행차 등을 차급에 제한없이 만들 수 있다. 이같은 범용성의 기반에는 배터리 팩 내부에 가로 또는 세로로 배치할 수 있는 신형 얼티엄 배터리가 있다. 대형 파우치셀 형태의 얼티엄은 경쟁업체의 실린더형 셀보다 배선·배관이 적게 필요한 데다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코발트 함량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GM은 지난해 말 LG화학과 각각 1조원씩 출자해 배터리셀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축구장 30개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아담 키아츠코프스키 GM 전기동력시스템 수석 엔지니어는 "GM의 얼티엄 시스템은 향후 10년 출시가 계획된 모든 전기차 제품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효율적인 설계로 구현된 스마트 부품을 공유해 부품 생산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M과 LG화학의 인연은 지난 2010년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1세대 볼트 출시에서 시작됐다. 양사는 세계 최초의 PHEV 전용 플랫폼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13년 스파크 EV, 2015년 볼트 PHEV 2세대, 2016년 볼트 EV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달에는 기존 대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1km 늘어난 2020년형 볼트 EV를 한국에 선보였는데, 오는 2023년 1분기에는 GM의 3세대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GM이 '3 ZERO(충돌사고·배출가스·교통혼잡 제로)' 정책을 내걸고 모든 자율주행자량을 처음부터 순수 전기차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GM과 LG화학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GM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얼티엄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전기차 '크루즈 오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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