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북 "청년 학생들이 대규모 삐라 살포 투쟁"…과거 삐라 살펴보니
입력 2020-06-20 22:48  | 수정 2020-06-21 06:34
【 앵커멘트 】
앞서 보셨듯 북한이 애초 예고했던 삐라 그러니까 '대남전단' 살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은 물론, 삐라 위에 담배꽁초 등을 올려 남측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는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치부 정규해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북한이 삐라를 남측에 뿌리겠다는 걸 연일 강조하면서 이번에 사진을 몇 장 공개했어요. 삐라를 언제, 어떤 식으로 뿌릴 것으로 보나요?

【 답변1 】
네, 의도적으로 삐라 사진을 공개한 건데요.

우리 탈북민 단체들이 북한에 보냈던 대북전단이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던 만큼, 이에 맞대응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겁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던 문 대통령을 겨냥해 '천치 문재인'이라는 문구를 노출하는가 하면 전단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서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느낌을 연출한 거죠.


조선중앙통신은 구체적인 살포 방식도 거론했는데, 청년 학생들을 접경지대로 보내 대규모로 삐라를 뿌리겠다고 밝혔는데요.

북한 입장에선 경계가 삼엄하고 주민들이 출입할 수 없는 접경지에서 청년, 학생들이 삐라를 살포하는 행위로 내부적인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겁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흥광 / NK지식인연대 대표
- " 북한 사람들은 민통선 가까이도 일체 접근 못 하거든요. 상당히 삼엄한 속에서 민통선까지 와서 적진에다가 삐라를 뿌린다. 굉장히 퍼포먼스 영향력이 굉장할 거예요. 한 번씩 뿌리고서는 진짜 적하고 싸우는 심정을 느낀단 말이죠. 위기상황이라 당에도 충실해야 되겠다 그런거죠."

【 질문2 】
삐라 사진을 공개한 건 일종의 맛보기 보여준 건데, 과거에도 여러 차례 삐라 살포한 적이 있죠?

【 답변2 】
박근혜 정부 시절까지는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는 빈번히 이뤄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초에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대남 선전용 전단을 거의 매일 배포했었죠.

구체적으로 좀 살펴보면 지난 2016년 1월 13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북한군 전단인데요.

사진을 보시죠.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당장 포기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습니다.

또 1월 13일에서 14일 살포한 대남전단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문구와 그림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 질문3 】
지금 북한은 이른바 말 폭탄과 사전예고, 북한 내 선전전을 통해 이른바 긴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뭔가요.

【 답변3 】
북한의 과거 담화에 답이 있습니다.

지난 17일 총참모부는 대적행위와 삐라 살포 등 4가지 군사행동 실행을 거론하며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을 받겠다고 했었죠.

즉 준비는 충분히 해두되 최종적인 승인이 나야 감행을 하겠다는 건데 중앙군사위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관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고영환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북한 주민들을 통해서 자꾸 삐라 폭탄들을 보내겠다 막 들끓고 있는데 대남 압박수단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이른바 백두혈통이 한 말은 꼭 실행해 왔고 그래서 적대행위들은 연이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회의에선 김 위원장이 대남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4 】
이번에 우리와 미국 상황 살펴볼까요. 미국을 전격 방문한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귀국했죠. 한미 간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요.

【 답변4 】
이도훈 본부장이 2박3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도훈 본부장은 상당히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출국 때와 마찬가지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는데요. 유일하게 한 말은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항상 소통하고 있다" 이 한마디였습니다.

한미 간 협의 내용의 보안을 지켜야 한다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사실 굳건한 한미 공조 속에 북한이 잘못된 선택이나 오판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 외에 딱히 다른 논의가 이뤄지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 해제를 추가로 요구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지만, 볼턴 회고록 사태까지 터지면서 협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 인터뷰 :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이 변한 게 없고 아무리 한반도를 잘 모르는 미국인들이 보더라도 군사대비태세 올리고 있는 거 아니에요. 거기서 더 양보적인 안을 내는 게 어떻게 비치겠습니까. 결국은 아 이거는 실질적으로 미국의 국가 이익이라든가 한반도의 안정과는 관계없이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무슨 물건 사고팔듯이 거래하는구나 이렇게 보지 않겠어요."

【 앵커멘트 】
일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폭풍전야의 고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남측을 크게 흔든 뒤 소강 상태를 이어가며 긴장감을 끌어올린 뒤 또 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요.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차분한 대응또한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정규해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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