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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흑인 없어서 연고 옮겼다"고 말한 前 구단주 동상 퇴출
입력 2020-06-20 00:00 
미네소타 트윈스가 과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남겼던 전 구단주의 동상을 철거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미네소타 트윈스는 과거 흑인 비하 발언을 남겼던 전 구단주 캘빈 그리피스의 동상을 철거한다.
트윈스 구단은 19일 밤(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현재 홈구장 타겟필드를 지으면서 구장 바깥에 그의 동상을 설치했다.
그는 1955년 아버지로부터 워싱턴 세네이터스 구단을 물려받았고, 이후 1961년 팀을 미네소타주로 이전시키며 지금의 미네소타 트윈스를 만들었다.
구단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어두운 과거도 갖고 있다. 1978년 와세카에서 가진 라이언스클럽 연설에서 흑인 선수 로드 커류를 두고 "멍청해서 훨씬 돈을 적게 받고 뛰고 있다"는 말을 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당시 자리에서 "내가 왜 미네소타로 왔는지 알려주겠다. 이곳에 흑인이 1만 5000명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흑인들은 야구를 보러 오지 않고 레슬링 링을 가득 채운 뒤 무서운 구호를 외쳐댄다. 믿을 수 없다.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좋고 열심히 일하는 백인들 때문"이라는 말까지 남겼다.
트윈스 구단은 "2010년 구단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타겟필드의 문을 열었을 때, 우리는 자랑스럽고 설레는 마음으로 팬들을 반겼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구단의 반백년 역사에 기여한 이들을 기념하기를 원했고, 전 구단주이자 이곳으로 팀을 옮겨온 캘빈 그리피스의 동상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피스 씨가 우리 구단 역사에 기여한 것도 인정하지만, 그가 1978년 와세카에서 했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침묵하고 외면할 수 없었다. 그의 흑인 폄하 발언은 노골적인 편협함과 흑인 사회에 대한 무시를 보여줬고, 이것은 트윈스 구단의 상징, 가치와 대조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그리피스 씨를 동상으로 기념하기로 했던 우리의 결정은 1978년, 2010년, 그리고 오늘날까지 존재하고 있는 뿌리깊은 인종차별을 외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는 이 동상이 트윈스 구단과 연고 지역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 수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우리는 그를 구단 역사에서 없앨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동상을 없애는 것이 타겟필드에서 모든 팬과 직원들이 안전하고 환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우리의 계속되는 헌신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하고 필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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