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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SK 팬 이해한 이태양 “결국 나에게 달린 거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6-18 18:01 
이태양은 18일 노수광과 1대1 트레이드로 SK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진(인천)=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전격 트레이드였다. SK와 퓨처스리그 강화 3연전을 위해 원정 왔던 이태양(30)은 18일 오전 정민철 단장과 통화 후 ‘SK 소속 선수가 된 걸 알았다. 지난 8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왠지 모를 느낌이 들었건만 한화를 떠나는 게 현실이 됐다.
이태양은 18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단장님께 배신감이 들었다(웃음). 사실 이번에 2군으로 가면서 트레이드될지 모른다고 느낌이 들었다. 물론 상상하기는 싫었다. 단장님께서 원래 공과 사가 확실한 분이어서 그럴 것도 같았다”라고 밝혔다.
이태양은 부랴부랴 새 홈구장으로 출근하게 됐다. ‘빨간색 유니폼 상의, 모자를 착용한 그는 새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훈련을 소화했다.
그렇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2010년 5라운드 36순위로 지명돼 독수리 군단에서만 뛰었다. 한화 유니폼을 벗고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프로 데뷔 후 한화에서만 줄곧 뛰었다. 이 팀을 떠날 때는 은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통보를 받았다.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형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눈물이 났다. 좀처럼 멈춰지지가 않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태양의 야구 인생은 진행형이다. 허리가 약해진 SK는 이태양을 추격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SK에 가장 문제가 심각한 포지션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태양은 내 야구는 계속된다. 당장 그만두는 것도 아니다. 추슬러서 도움이 돼야 한다. 정신이 없었는데 운동을 마치니까 조금 괜찮아졌다.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올해 주춤해서 그렇지, SK는 꾸준하게 상위권에 있던 팀이다. (올해도) 얼마든지 (중위권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내가 잘해야 하는데 잘할 자신이 있다. (염경엽) 감독님께서도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것 아닌가. 기회를 주신 만큼 첫 번째도 잘해야 하는 거고, 두 번째도 잘해야 하는 거다”라고 힘줘 말했다.
SK와이번스로 이적한 이태양이 18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인천)=이상철 기자

SK는 오는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한화와 대전 3연전을 갖는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을 기회다.
이태양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지 않는가. 난 11년을 한화에서 뛰었다. 그렇지만 이제 적으로 만난다. 한화가 나를 잘 알겠으나 나도 한화를 잘 안다. 한화를 만나니까 이 악물고 더 잘 던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대1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뒤 야구팬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렇지만 SK를 향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노수광이 더 아깝다는 거다.
이태양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그건 당연하다고 본다. 프로 선수면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 비교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 새 팀에서 더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그건 나에게 달린 거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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