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깜깜` 코로나 터널에 일없고 의욕 떨어져 `그냥 쉬는` 3050
입력 2020-06-18 12:48 
이달 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환 기자]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대~50대의 고용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취업시장에 된서리를 뿌리면서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 참가가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은 '핵심노동인구 고용둔화 요인' 보고서에서 핵심노동인구로 꼽히는 30~50대의 고용둔화가 이어져 고용이 질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3050의 고용둔화는 한국 경제의 고용여건이 지속적으로 나빠진 데 더해 코로나19 등 추가적인 악재가 겹친 탓이다.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졌고, 여기에 더해 실업률은 오르고 인구는 줄어든 영향이 중복되 나타난 현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창현 한은 과장은 "인구감소 및 실업률 상승은 단기적으로 대처가 어려운 만큼 핵심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용과 관련한 통계를 작성할 때 인구는 크게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뉜다.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기간에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이들을 말하며 주로 전업주부, 노인, 취업준비생, 진학 준비자, 구직 포기자 등이다. 즉, 3050 세대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로 다시 고용시장에 뛰어들어 직장을 구하지 않는 '구직 포기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3050 세대에서 구직 포기자가 늘어난 것은 특히 이 세대의 남성 경제활동 부진이 원인이다. 박 과장은 "이들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다시 구직에 나서도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낮아졌으며, 특히 저숙련 시장에서 참여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학력과 기술수준에 따른 일자리 '미스매칭'도 문제로 지적됐다.
3050세대 남성들 중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2001년에는 40%에 달하던 이 비율은 2019년 3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이 세대 남성들 중 경제활동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하는 비율은 꾸준히 5% 내외를 유지했다. 특히 남성 핵심노동인구 중 저숙련·중숙련 직업군의 직업분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의 실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핵심노동인구의 경제활동 전환은 경제활동을 멈추는 비율의 하락폭보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비율의 하락폭이 훨씬 컸다. `노는` 사람의 증가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의미다. [자료제공=한국은행]
보고서는 "핵심노동인구의 노동시장 퇴장을 막기 위해 직업훈련을 강화해 직업변경 및 노동시장 재진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및 경제활동이 더 위축될 수 있다. 추가적인 정책으로 고용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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